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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DiiRECTORY

만약 DiiVER가 F&B 브랜드를 만든다면?

패션 브랜드들의 F&B 확장 사례에서 배우는 브랜딩

by DiiVER
패션 브랜드는 더 이상 옷만 팔지 않습니다


도쿄 여행 중 시부야에서 들렀던 피자 맛집, '피자 슬라이스'. 패키지와 간판, 매장 안의 공기까지 묘하게 기억이 많이 남는 공간이었습니다. 맛도 당연히 좋았구요.(개인적으로 도쿄에서 맛있는 피자집을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냥 피자를 파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무드'를 파는 브랜드 같았습니다.


얼마 전, 그 피자 슬라이스가 국내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어디 큰 F&B 기업에서 들여오나 보다, 들어오면 한번 가봐야지.' 그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브랜드를 들여온 회사가 패션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의 모회사 JKND였습니다.(JKND는 이미 '티커피'라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 패션 브랜드들의 F&B 확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자라와 아디다스는 카페를 열었고, 구찌와 루이비통은 레스토랑을 통해 미식의 세계로 자신들의 무드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패션 브랜드는 더 이상 옷만 팔지 않습니다. 그들의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식당과 카페 같은 F&B 공간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맛과 멋, 그리고 경험을 함께 파는 시대가 된 것이죠.


그림1.png 피자슬라이스 도쿄 <출처: Tokyo Cheapo> / 피자슬라이스 서울 <출처: 에스콰이어 코리아>


이제 브랜드는, 감각으로 말합니다


사실 패션 브랜드들의 F&B 확장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몇 년 전부터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감도를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맛보고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확장해왔습니다. 한때 브랜드의 세계관은 패션쇼나 캠페인 영상 속에서만 머물렀다면, 이제는 매장 안의 향기, 메뉴 구성, 트레이 위의 문장처럼 오감을 통해 그 세계를 표현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JKND의 '피자 슬라이스'

지난 9월, 성수 JKND 신사옥 지하 1층에 문을 연 피자 슬라이스는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느좋 피자'라 불리며 화제를 모은 뉴욕식 조각 피자 브랜드입니다. JKND는 디스이즈네버댓, 예스아이씨, 카키스 등을 전개하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 온 기업입니다. 그들이 피자 브랜드를 들여온 건 단순한 외식 사업 확장이 아닙니다.

이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경계를 허물며, 공간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JKND의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JKND가 보여주려는 것은 ‘옷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도쿄의 힙한 피자 브랜드 '피자 슬라이스'를 택한 것은 그들의 감도와 방향성을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선택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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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슬라이스 관련 이미지 <출처: 피자슬라이스 서울>


아디다스의 'CAFÉ 3 STRIPES SEOUL'

패션 브랜드들이 F&B를 통해 확장하는 또 다른 방식은 자신들의 문화를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지난 10월, 성수동에 문을 연 '카페 3 스트라이프스 서울'은 아디다스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아디다스는 오랜 시간 스포츠와 패션, 문화를 잇는 브랜드로 자리해왔는데 이번엔 그 연결 방식을 ‘카페’로 풀어냈습니다. 카페 외관은 콘크리트와 벽돌, 철제 구조물이 어우러진 아디다스다운 인더스트리얼한 감성으로 채워져 있고, 공간 곳곳에는 삼선(3 STRIPES) 패턴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독일에서 시작된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성수동이라는 동네의 분위기 속에 녹여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브랜드 카페가 아닙니다. 패션쇼와 루프톱 시네마, 음악 라이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운동과 일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허브로 설계되었습니다. 결국 아디다스가 보여주려는 것은 ‘운동' 브랜드에서 '일상' 브랜드로, '제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의 확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카페 3 스트라이프스 서울’은 아디다스가 가진 에너지와 철학을 가장 자연스럽게 공간으로 옮겨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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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É 3 STRIPES SEOUL <출처: 아디다스 인스타그램> / 카페 전경 <출처: 패션비즈>


구찌의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 서울'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 서울'은 패션이 미식으로 확장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22년 이태원에서 처음 문을 연 뒤, 지난 9월 4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로 자리를 옮기며 한층 확장된 브랜드 경험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구찌의 세계관을 더욱 완성도 있게 보여주려는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청담점은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현대적이고 가벼운 다이닝 공간으로 새롭게 재해석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메뉴와 ‘수직 공원(Vertical Garden)’ 콘셉트의 공간 디자인이 어우러져, 구찌의 미식 철학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구찌 오스테리아는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패션 하우스가 자신의 세계관을 ‘맛’이라는 언어로 표현한 공간입니다. 패션이 더 이상 옷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이 공간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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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오스테리아 관련 이미지 <출처: 패션비즈>


DiiVER의 시각


결국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브랜드가 경험을 통해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이제 브랜드는 제품만으로 기억되지 않습니다. 공간의 향기, 음식의 온도, 사람간의 대화까지 모두 브랜드를 완성하는 일부가 됩니다.


DiiVER 역시 같은 고민을 합니다. 굿즈를 만드는 일은 결국 브랜드의 세계를 '보이게' 만드는 일이니까요. 우리가 만드는 굿즈 하나에도 '이 브랜드는 어떤 철학을, 어떤 감정을 전하고 싶은가'를 담아내려 합니다.


제목은 흥미를 끌기 위한 상상 속 발언이었지만, 만약 DiiVER가 F&B 브랜드를 만든다면 그건 단순히 인테리어로 시선을 끄는 공간보다는, DiiVER라는 브랜드의 생각이 맛과 분위기로 느껴지는 곳이 될 겁니다. 너무 당연하고 일반적인 답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건물의 외벽에는 물줄기가 흐르고,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상쾌한 향기와 함께 청량한 음료가 놓이고, 그 안에서 사람이 머물고,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DiiVER라는 브랜드가 머리 속에 그려지실까요?


브랜드는 결국, 경험으로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결국, 사람의 감각 속에 남아야 오래 기억됩니다.


기억에 오래 남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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