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리오타임으로 읽는 브랜드 경험의 변화
지난 1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롱블랙 컨퍼런스 2026 : 의미와 이유'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행사에서는 특히 TBWA하쿠호도 CCO, 호소다 다카히로의 세션을 가장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강연 중 예상치 못한 지점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관점을 얻게 됐습니다.
바로 산리오가 사용하는 독특한 KPI, ‘산리오타임(Sanrio Time)’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산리오는 고객이 자신들과 얼마나 오래 함께하고 있는지를 하나의 지표로 관리한다고 합니다. 매출이나 구매 횟수보다 ‘시간’을 더 중요한 척도로 본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시간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브랜드 KPI
최근 플랫폼들은 ‘시간’을 중심으로 지표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OTT 서비스는 재생 수보다 체류 시간을 중요하게 보고, 게임은 접속 수보다 플레이타임, 앱은 DAU보다 세션 길이와 방문 간격, 콘텐츠 플랫폼은 구독자 수보다 시청 유지율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리고 Z세대는 자신이 무엇을 구매했는가보다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더 깊은 취향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산리오타임은 브랜드가 시간을 전략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산리오타임이란 무엇인가?
산리오타임은 매우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사람들은 하루 중 얼마나 오랫동안 산리오와 함께 있을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산리오는 이 시간을 몰입의 시간과 가까움의 시간으로 나눠 측정합니다.
1. 산리오에 몰입해 보낸 시간
고객이 산리오 세계에 '푹 빠져 있었던 시간'을 말합니다. 신리오에 몰입해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헬로키티 영상을 검색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를 만나는 순간들, 푸로랜드나 하모니랜드 같은 테마파크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이 모든 시간들이 합쳐지면, 산리오와 고객이 함께 쌓아온 경험의 시간이 됩니다. 실제로 이 몰입 시간은 2023년 1억 5천만 시간에서 2024년 4억 시간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2. 산리오를 가까이 느낀 시간
하지만 산리오타임의 진짜 핵심은 오히려 '깊이'보다 '가까움'에 있습니다. 필통, 파우치, 키링, 데스크 굿즈처럼 생활 반경 1m 안에 자리한 작은 오브젝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시야에 들어옵니다. 가방을 멜 때마다 보이는 캐릭터 키링,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책상 위의 작은 아이템들. 이 아주 짧은 순간들이 모여 엄청난 시간이 됩니다.
산리오는 이런 일상의 시간을 '굿즈가 노출되는 평균 시간 x 판매량'으로 계산합니다. 그 결과, 고객이 산리오를 가까이 느낀 시간은 2023년 400억 시간에서 2024년 609억 시간으로 증가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압도적이지만, 사실 이 시간들은 모두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결국 산리오타임은 '브랜드가 사람들의 하루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차지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리고 이 지표는 산리오가 왜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지, 왜 굿즈가 브랜드의 강력한 접점이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굿즈는 브랜드가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산리오타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저는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산리오는 왜 굳이 시간을 KPI로 삼았을까?' 산리오타임은 세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첫째, 브랜드는 고객의 하루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합니다.
사람의 하루는 짧은 순간들의 연속입니다. 책상 위, 가방 속, 이동 중처럼 무심코 지나가는 그 틈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발견되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산리오는 이런 일상 속 작은 시간들을 굿즈로 확보하며 ‘가까움의 시간’을 압도적으로 늘린 브랜드입니다.
둘째, 브랜드는 자주, 반복적으로 노출되어야 합니다.
브랜드는 한 번의 강한 인상보다, 자주 스치고 자연스럽게 반복될 때 더 오래 남습니다. 산리오는 굿즈, SNS 콘텐츠, 짧은 영상, 게임 그리고 테마파크 같은 다양한 접점을 통해 고객의 하루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이 반복 빈도는 결국 산리오타임의 ‘몰입 시간’을 크게 늘린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셋째, 브랜드는 감정이 쌓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책상 위 캐릭터가 주는 작은 위로, 가방을 열 때마다 느껴지는 익숙함처럼 사소한 감정들이 반복될 때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생깁니다. 산리오타임은 이 ‘감정이 쌓인 시간’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드문 사례입니다. 브랜드의 지속성은 결국 이 감정의 시간을 얼마나 잘 축적시키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브랜드가 남기는 건 결국 '경험의 흔적'입니다
산리오타임을 이해하고 나니, 브랜드가 남기는 진짜 자산은 기능이나 디자인이 아니라 사람들의 하루 속에서 만들어낸 경험의 총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관계는 판매량이나 조회 수보다 함께 보낸 시간에서 결정된다는 뜻이죠.
DiiVER는 굿즈가 브랜드와 사람을 가장 오래 이어주는 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굿즈를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이 이어지는 하나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사람들의 하루 속에서 자연스럽게 반복되고, 익숙해지도록 돕는 것. 그 과정에서 남는 작은 경험들이 결국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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