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iVER는 바다를 사랑하는 다이버니까
작년 가을, 기후 위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바로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인사이트' 기후변화 특별기획 4부작 <붉은 지구> 인데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생태계의 변화, 거대 홍수, 산불 등 이상 기후 현상 등을 현상 자체부터 원인까지 심도 있게 다루었습니다.
특히 2부 <침묵의 바다>에서는 지금까지 봤던 환경 다큐멘터리와 달리, 해외가 아닌 우리나라 바다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마라도의 바다 속 환경이 황폐화 된 모습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해수온이 올라가 바다가 따뜻해져 감태, 톳, 성게 등 예전에 볼 수 있던 해양 생물은 사라져가고, 아열대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생물들이 나타나 서식하고 있는 모습은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뿐만 아니라 남해안에서 보던 생물들 전부 동해상으로 서식지를 옮겨 살고 있는 장면은 기후 위기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게합니다.
해수온의 변화는 지구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분석하는데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높아진 열의 90%를 해양이 흡수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공기 순환과 비, 눈 등 기상 변화에도 영향을 주는 바다가 따뜻해진다는 것은 심각한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바다가 변하면 기후가 변하고, 기후가 변하면 육상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 연쇄적인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죠.
지구가 이토록 뜨거워지는 이유는 모두 알다시피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이고,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소비의 결과물입니다. 즉,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여야 기후 위기에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자고 하면 주로 자동차, 공장, 전기 등 에너지를 많이 떠올리실테지만 정말로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플라스틱' 입니다.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화석연료가 사용됩니다.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것도 놀랍지만 폐기 과정에도 왜 화석연료가 필요할까요.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썩어 사라지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은 왜 폐기해야만 하는 지 하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폐기되지 않은 플라스틱은 닳고, 닳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생태계에 영향을 줍니다. 가장 큰 영향은 해양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라크톤의 성장과 광합성 및 산소 생성을 방해한다는 점입니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생성하는 산소는 바다와 지구의 온도가 오르지 않는 것을 막는 큰 역할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인해 산소 생성량이 줄어들고, 결국 지구는 더 뜨거워집니다. 기후 위기 뿐만 아니라 각종 해양 생물에게 쌓여 생태계의 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순환처럼 플라스틱도 굉장히 파괴적인 악순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소 장황하게 본론과도 같은 서론으로 기후 위기를 이야기한 것은, 이 문제가 DiiVER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엄청난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웰컴 키트를 비롯한 각종 브랜드 굿즈를 기획하고, 만드는 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실제로 제작부터 출고까지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눈으로 보고 크게 놀라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단 시간 내에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DiiVER 브랜드의 원천인 바다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고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고민과 위기 의식을 책임 의식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문제를 알고 있지만 해결을 위해 뭘 해야 할 지 몰라 그냥 모르는 척 사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하는 게 없지만 뭐라도 한다면 환경과 바다에 더 큰 악영향을 주는 것은 막을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서론에서 언급했다시피 지구와 바다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미세 플라스틱이기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거나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방법에 주목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미 수 많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들과 원단들이 나와 있었고, 실천하기 아주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직접 기획/제작하는 굿즈를 모두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당장 실천 가능한 분야인 패브릭 (의류/잡화), 오피스 용품 (지류/문구잡화)을 중심으로 친환경 라인 굿즈를 출시했습니다. 패브릭은 폐페트병, 폐어망 및 데님을 재활용한 원단이나 생분해 원단을 사용한 제품을, 오피스 용품은 재생지/재생 플라스틱으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카테고리를 더 확장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패키지를 위한 포장재 및 완충재 역시 지속가능한 소재로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친환경 키트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제품 출시 뿐만 아니라 굿즈 관련 브랜딩/기획을 진행하는 경우, 친환경 라인으로 기획해 선제안을 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통계청 서포터즈 웰컴키트를 제작 프로젝트 중, 패키지를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 패키지 박스로 제안해 제작했습니다. 통계청 사례 자세히 보러가기 >
DiiVER가 에코 프렌들리에 주목하고, 친환경 라인까지 만든 가장 큰 이유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작은 실천을 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실천을 시작으로 언젠가는 친환경 굿즈가 브랜드 굿즈의 트렌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성장 중인 DiiVER가 트렌드를 이끌 수는 없겠지만 영향력이 크고, 좋은 고객사를 만나 친환경 굿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작은 영향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까지 상상 이상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듯이 우리의 작은 실천도 언젠가는 큰 파도가 될 것이라 기대를 해봅니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에코 프렌들리는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사들이 친환경 관련 기업에 적극 투자를 하고, 화석연료 생산/유통 기업에는 투자를 중단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며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때문에 ESG 경영이 키워드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하고요. 글로벌 기업, 투자그룹처럼 거대한 영향에 비하면 아주 작은 실천이지만 앞으로도 DiiVER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는 지, 하지 않아야 할 일은 무엇인 지를 고민하며 실천할 것입니다. 함께 하는 고객사이자 Buddy에게도 동행을 적극적으로 제안할 것입니다. 저희는 굿즈로 하는 브랜딩이 또 저희가 만든 굿즈가 기쁨이 되길 바라지, 슬픈 존재가 되길 바라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