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내가 먹는 모든 것.
감사하게도
아침밥을 얻어먹고 다닌다.
시대가 변했다는 요즘도
아침 밥상만은 꼭 대접해주는 아내가 고마웠다.
다만
워낙 솜씨 좋은 엄마 밥상도
반찬 투정하며 귀하게 자란 아들이기에
아내가 많이 긴장한다.
결혼초에는
내가 좀 어리석었다.
아내도 처음 해보고 잘 모른다고 하기에
반찬이 어디가 이상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 거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
입만 살아서 투정하는 남자로 비추어질까 봐
음식을 직접 만들어 가며 보여줬다.
덕분에
내 요리 솜씨만 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도 조금 노련해졌다.
아내의 아침상에
감동의 리액션과
빈 그릇으로 당신의 수고를 인정했다.
오늘은 가지볶음과 시금치나물이었다.
내 아내는 순수한 매력이 있다.
연애 때도 평소에 화장을 짙게 하지 않았고
쌩얼과 화장한 얼굴이 크게 다르지 않아
더 반하게 되었다.
반찬도 그런 아내를 닮았다.
정말 가지를 '볶은 맛'과
시금치를 '삶은 맛' 이었다.
나는 온 맘 다해
그릇을 비워가며
당신의 노고를 기렸다.
아내가 물었다.
"여보 가지 괜찮아? 맛있어?"
나는 대답 대신
가지볶음과 시금치 무침을 싹 비워 보였다.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
잘 먹네! 앞으로 계속 이 반찬은 고정으로 해줘야겠다
응! 계속해줘!!
계속해봐야 늘지
그래도 참 고마운 건
아내의 책장에 요리책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