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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 Hyun Im Jul 05. 2016

아내의 가지볶음

사랑은 내가 먹는 모든 것.

감사하게도

아침밥을 얻어먹고 다닌다.


시대가 변했다는 요즘도

아침 밥상만은 꼭 대접해주는 아내가 고마웠다.


다만

워낙 솜씨 좋은 엄마 밥상도

반찬 투정하며 귀하게 자란 아들이기에

아내가 많이 긴장한다.


결혼초에는

내가 좀 어리석었다.

아내도 처음 해보고 잘 모른다고 하기에

반찬이 어디가 이상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 거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

입만 살아서 투정하는 남자로 비추어질까 봐


음식을 직접 만들어 가며 보여줬다.



덕분에 

내 요리 솜씨만 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도 조금 노련해졌다.


아내의 아침상에

감동의 리액션과

빈 그릇으로 당신의 수고를 인정했다.


오늘은 가지볶음과 시금치나물이었다.


내 아내는 순수한 매력이 있다.

연애 때도 평소에 화장을 짙게 하지 않았고

쌩얼과 화장한 얼굴이 크게 다르지 않아

더 반하게 되었다.


반찬도 그런 아내를 닮았다.


정말 가지를 '볶은 맛'과

시금치를 '삶은 맛' 이었다.


나는 온 맘 다해

그릇을 비워가며

당신의 노고를 기렸다.


아내가 물었다.


"여보 가지 괜찮아? 맛있어?"


나는 대답 대신

가지볶음과 시금치 무침을 싹 비워 보였다.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


잘 먹네! 앞으로 계속 이 반찬은 고정으로 해줘야겠다



응! 계속해줘!!


계속해봐야 늘지



그래도 참 고마운 건

아내의 책장에 요리책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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