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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힘들 때 나에게 하는 말

떠날 때 뿌듯하자

얼마 전 한국에서 날아온 브런치 독자님을 만났다. 예전부터 홍콩 생활에 관심이 있었는데 하루 휴가내고 주말을 끼워 홍콩에 오는 겸 나를 만나러 온다고 했다. 브런치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는데 황송하여라...

덕분에 브런치에 해외생활, 해외취업에 관한 콘텐츠가 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준비생들보단 이미 취업해서 몇 년째 해외생활 중인 사람들이 더 많았다. 


***


나랑 인터뷰하자는 기업의 스케줄 결정은 너무 더디고,

인터뷰라도 보고 싶어서 경력을 낮춰 지원한 곳은 월급이 적고,

홍콩에서 MBA 학벌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차, 여기서 3년간 기자로 일하며 MBA를 받은 선배는 냉철하고 현실적인 의견을 들려줬다. MBA를 해도 커리어 전환은 거의 불가능하며 빽있고 영어 잘하는 중국애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으니 한국인이 좋은 직업 구하긴 너무나 어렵다고 했다.


여기서 만난 한 헤드헌터의 메시지가 머릿속을 가로지른다.


(다음에 온 문자는 "안 되는 건 없습니다"였다. 진심일까?)


브런치의 여러 해외취업 경험기를 보고 느낀 게 있다.


지금은 시작이 너무 커 보이지만, 취업 후가 진짜 시작이라고.

사람들은 '시작'을 축하해준다. 입학, 취직, 취임, 수상, 결혼, 출산. 이들이 의미하는 이벤트적 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 이후의 과정을 성실하게 견뎌내는 게 더 장하고 축하받아야 할 일 아닐까.

주변인들은 회사나 학벌의 네임밸류에만 열광하고 그치지만,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보람을 갖고 일하는지는 나만이 아는, 훨씬 깊은 가치다.

그러니까 지칠 때는 이렇게 나를 달래야지.

담담하고 꾸준하자. 떠날 때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사람이 더 훌륭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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