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홍콩의 사소한 불편함 - 1

생각보다 영어가 안 통한다

어제 에어비앤비 호스트 사기를 당하고 체력을 완전 소진했다. 무거운 캐리어에 손가방 포함해 짐이 4개다...면장갑이라도 끼고 다닐 걸. 이젠 뭘 들고 쥐는 거라면 진절머리가 난다.


홍콩에 온지 딱 두 달이 되었고, 그동안 한국을 두 번 오갔다. 3번째 체류, 처음과는 심리상태가 다르다. 사사로운 불편함 때문이다. 별 것 아닌걸로 고생한 티내서 멋적지만,


언어: 생각보다 영어가 안 통한다

홍콩엔 의외로 영어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그렇다. 길을 묻는 단순한 질문에도 답을 못한다. (본인이 좀 중국사람처럼 생겨서) 무조건 광동어/중국어로 말을 걸어온다. 이젠 저 광동어 못해유 라고 말하기도 입 아파서 아무말 안하기로 했다.


지리: 구글맵 vs 네이버지도

젤 그리운건 음식도 아니고 부모님도 아니고(죄송...) 네이버 지도다. 본인 주관적인 의견일 수 있다. 홍콩서 오래 적응한 한국인이나 현지인들은 구글맵 아주 편하지 않아? 라고 묻는다. 노노. 난 구글맵에 주변 50m 반경을 가리키는 연파랑색 둥근 원만 봐도 빡친다. 걍 내 위치만 정확히 알려달라고. 자꾸 동쪽, 서쪽이라 가리키는 것도 빡치고 내 위치도 정확히 못잡는다. 주변 명소나 건물 번지수를 확인하는 등 나름 스킬은 생겼지만 모든 건물이 번지수를 써놓진 않아서 매번 가게에 들어가서 여기가 몇 번지냐고 묻는다. 다 와놓고 주변에서 꼭 10분 이상 헤매는데 이게 무시할 수 없는 스트레스다. 아주 바보된 기분.

이건 내가 현지어를 몰라서 생기는 문제기도 하다. 광동어를 알면 지도에 나오는 주변 상호명을 기억할텐데 그렇지 못하다. 또 홍콩은 한국만큼 프랜차이즈가 흔하지 않고 동네 가게들이 많아서 알아보기 더 어렵다.

(저 코너를 돌아가야 숙소가 있다. 길에 펜스가 쳐있는데다 27번지와 31번지가 한참 떨어져 있어서 주변을 돌며 헤맸다. 짐이 많아 걸음이 느릴 땐 다니기 위험하다.)


이동: 내 팔은 약한데 짐은 너무나 무겁다

17kg 무게의 캐리어와 노트북, 손가방, 책가방을 들고 공항에서 침사추이까지 갔더니 숙소 주소는 가짜. 에어비앤비 유령 호스트의 사기였다. 4시간 만에 새로운 숙소를 예약해 택시를 타려니 택시기사들이 흥정을 한다. 침사추이에서 사이잉펀(홍콩대 근처)까지 300불 달란다. (100불쯤 나올 거리다) 아예 안 간다는 기사들도 태반이었다.

호스트가 알려준대로 Admiralty 역 택시승차장에서 기다리는데 30분동안 줄을 섰다. (홍콩은 한국과 달리 길거리 아무데서나 택시 잡기 힘들다)

건물에 도착하니 엘레베이터가 없는 5층 방이다. 이때 진짜 ㅆ ㅑ ㅇ 욕 나왔다. 손가방들을 5층까지 올리고 다시 내려와 두 손으로 캐리어 잡고 한 계단씩 올랐다.  눈물난다. ㅠ


#해외취업 #홍콩취업 #해외생활 #적응 #구직

작가의 이전글 에어비앤비 호스트에 사기당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