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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보는 홍콩 취업기 - 2(홍보, 마케팅 면접)

내가 본 실제 면접과 테스트들 (문송합니당)

다시 돌아보는 홍콩 취업기 1에서 제가 본 실제 면접 내용을 공유한다 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봅니다 :) (오늘 왜 존댓말? 내마음 ㅋ)


저는 홍콩에 가서 취업하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는데요. ㅠ.ㅠ 그동안 본 면접들, 면접 전까지의 소소한 과정도 여기에 공유합니다. 우선 홍보/마케팅 분야입니다.


1. 세계 굴지의 광고회사

여기는 꽤 색다른 경로로 면접보게 됐다. 광고회사의 계열사인 컨설팅사에 꽤 높은 직급의 한국분을 지인 소개로 알게 됐고, 그분이 어렵게 내주신 짧은 커피타임에서 좋은 인상을 드렸다. 침착하게 내 소개를 하고 경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끝날 무렵에 이 분이 나를 좋게 보신다는 확신이 들자 프린트해온 이력서를 드렸다. 그 부분에서 더 좋게 보신 것 같았다. 이력서가 광고회사의 동료들에게 전달됐고, 어떤 포지션이 주어질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부장급의 분들을 만나게 됐다. (홍콩에선 '인재'라 생각되면 없던 포지션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면접: 약 1시간 반 동안 내 경력 소개와 그동안의 포트폴리오를 이 회사 광고의 메인 테마와 어떻게 연결시킬지 어필하는데 주력했다. 소재를 어떻게 발굴하고,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찾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이끌어내어 프로젝트를 완성했던 경험을 핏칭하자 매우 호기심을 보였다. (신기한 것은 이 큰 회사에 한국인은 중국어권에서 살다 입사한 한 명이 다였다) 

과제: 특이하면서도 이 회사가 원하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요구하는 과제였다.

 1) 마카오에 (정확히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있다. 거대한 분수 쇼 서커스와 호텔 내 카지노가 유명하다. 현재 이 관광지와 관련한 한국 소셜미디어 홍보 실정은 어떤가? 관광객들이 자발적으로 하나, 마카오 관광청이 주도하나? 이는 얼마나 효과적이며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더 많은 한국인들이 오려면 어떻게 홍보해야 할까?


 2) 너가 나온 대학교는 아시아인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학교가 동남아권 유학생들을 더 유치하려면 어떻게 홍보해야 할까? 현재 소셜미디어 마케팅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제시하라. 


*** 면접관은 4~5일의 시간을 주며 "글이든 피피티든 형식은 자유롭지만, 피피티면 더 좋고...그래도 뭐든 상관없어!"라고 했는데, 나는 바보스럽게도 그냥 글로 줄줄 써 냈다. 실은 피피티 예쁘게 만들 능력도 없었다. 그래도 이곳에서 원하는것은 당근 멋진 발표자료였던 것이다.


시험: 회사에 가서 2시간 동안 답변을 작성해내는 것이었는데, 사실 이 때 회사의 너무 준비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했다. 그래도 시험은 열심히...

  (1) 과제와 비슷한 태스크였다. 어떤 일반적인 상황을 주고 어떻게 홍보 전략을 세울 것인지 논하는 것.

  (2) 한 달 후 홍콩 모처에 글로벌 호텔 체인 000이 세워질 예정이다. 이들은 젊은층에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호텔 마케팅을 하고 싶어한다. 뭘 하면 좋을까? (여기서 내 답변이 정말 엉뚱했는데 이색적인 이벤트를 하려고 수영장 산타...이런걸 써냈다. 그때만 해도 홍콩이 12월에 안 추운줄 알았다. 바보야 춥다)


2. 디지털마케팅 에이전시

이곳은 홍콩에서 취준을 오래 해본 한국인이면 한 번쯤 구인광고를 봤을 법하다. 왜냐면 Indeed나 jobsdb에 거의 일년 내내 구인광고가 걸려있다. 요구하는 스킬이 꽤 많아서 지원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용기내어 이력서를 보냈더니 금방 연락이 왔다.


 1) 면접: 동료가 될 젊은 한국분들과 커피 한잔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을의 입장이라 좀 쫄아서 갔는데 오히려 너무 겸손하시고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게 쉽지 않은데 올 수 있겠느냐...?라는 태도셨다. 열심히 일하신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중 한 분이 후에 아주 긴~ 메일로 '공부해야 할 것들' 목록을 보내주셨다. 참으로 꼼꼼하신 분이다.

 2) 과제: 2주 정도 시간을 주고 구글과 네이버를 이용한 검색 광고 마케팅 공부. 구글에 관련 자격증이 2개 있는데 이것은 이삼일 만에 따냈다. 네이버는 훨씬 어렵고 복잡해 실제 시행하면서 배워가지 않으면 이론만 외우기가 매우 힘들다. 홍콩이 추워질 무렵 방안에서 난로 틀어놓고 구글 광고 공부하던 눈물시려운 기억...

3) 팀장급 면접: 사실 디지털마케팅과 직접적인 경력이 없어 어려웠던 부분이다. 나는 가능성은 있었지만 실제 경력은 없었고, 팀장은 내 실제 경험을 집요하게 물어 나를 어필하기가 참 힘들었다. 

4) 사장면접 & 테스트: 언제나 그렇듯, 최종 면접은 크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않는다. 부하 직급들이 다 걸러내줬으니 나는 이 사람의 인상, 우리 회사에 잘 적응할거 같은지, 마지막으로 엉뚱한 소리 하지 않을지 보는 정도다. 면접은 무난히 넘어갔고 전에 취득한 구글 자격증 내용을 활용하는 테스트가 있었다. 노트북을 주고 2시간 동안 마케팅과 관련한 엑셀 2문제를 풀되, 인터넷으로 정답을 검색하지 말고 네 머리로 하라고 했다. 지식을 잘 기억한다면 20분 안에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는데 2시간 동안 하라니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40-50분만에 끝냈던거 같다. (그러지 말고 최대한 빨리 끝냈어야 했다. 물론 정확하게)


이렇게 최종면접을 본 두 곳도 "내년 구정 때까지 포지션이 확실치 않다" "영어 및 관련 스킬이 부족하다" "검토 중이다"라는 애매한 답변만 왔다. 사실상 거절의 뜻이다. 아주 나중의 일이지만 실제 이 회사들에 다닌 지인들을 우연히 만났는데,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떨어졌다고 해서 크게 낙담할 회사들은 아니었다. 

당신이 본 회사 분위기, 면접관의 인상이 전부가 아닐 수 있으니, 한 곳에 떨어졌다고 연연하지 말길 바란다. 길게 건강한 정신으로 살자 ^ㅡ^   


**다음 편엔 언론사, 컨설팅 면접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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