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를 벗어나는 방법.
최근 김혜령 작가님의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읽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극약처방을 한 것이다. 그러나 진도가 쑥쑥 나가지 않는 것이... 작가님 말대로 내 마음의 운전대를 다른 사람에게 쥐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팩트 정리.
1. 코로나 이후 원에 등원하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던 아이들이 급기야 4단계 이후 부모 중 한 명이 백신을 맞고, 다른 한 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 달 간만 긴급 보육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원에 등원하는 이는 매우 적다.
2. 난 맞벌이며, 프리랜서다.
3. 급여가 1/3은 줄었다.
4. 아버님이 편찮으시다. 남편 얼굴 보기 어렵다.
5. 양가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6. 육아도 일도 제대로 할 수 없고, 글 쓰긴 더욱 어렵다....
적기 전에는 긍정으로 포장하며 흐릿하게 알던 부분들이 팩트를 적으면 적을수록 짙은 블루가 되어 다가왔다. 참을 수 없을 만큼 우울하면, 계속 먹기도 했다. 그럼 다시금 짙다 못해 블랙에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생활 깊숙이 스며드는 작은 금들은 어느새 마음 깊숙이 숨겨 놓은 까칠한 나를 일깨웠다. 아이가 울면, 시끄러워! 뭘 쏟으면, 왜 이모 냥이야. 남편이 늦으면, 최소한의 배려가 없다는 둥 히스테리를 부려댄 것이다. 결국 부부 사이에도 금이 갔다. 다른 집은 더 돈독해진다는데... 생각하면 멀어진 마음은 십리 밖을 달리듯 더 멀어지기 일쑤였다.
책을 탁 접었다. 툭탁툭탁 청소를 하고, 밥을 하고, 애를 씻겼다. 말은 하지 않고, 거친 눈빛도 거두었다. 할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딱 30분 내지 1시간 글을 썼다. 다섯 시간이 주어져도 쓰기 어려운 글을 59분 만에 써냈다. 수업 가기 10분 전에 서서 글을 쓰고, 끝나고 수정했다. 결국 무너져버린 일상에서 내 운전대를 잡는 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정신 차리고!!!’ 더디고 지리한 일상을 뚜벅뚜벅 걷는다. 내내 타고 있던 운전대 없는 차에서 내려 내가 내 두발로 서서 걷는다. 그리고 지나치면서 보지 못했던 꽃도 들도 보고, 나의 꽃 같은 아이들도 보고, 나의 꽃 같은(?) 남편도 본다. 차창 밖으로 보이던 다크 블루의 세상이 제 색을 찾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걷던 길이 내내 꽃길이었음을 다시 본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방법이라 썼지만, 나 자신도 운전대를 다시 놓칠 수도 있다. 내가 그린 꽃밭을 짓밟고, 다시 오프로드를 손 놓고 달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내 가족, 내 일, 내 삶, 누구보다 나 자신을 단단히 부여잡고, 걷기를 즐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단도 오르고, 산도 타고 하다 보면 무겁지만 가볍게(?) 나의 몸무게를 감당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다들 겪고 있을 ‘자람’의 시간을(성장보다는 자란다고 말하고 싶었다) 잘 견뎌서, 다들 꽃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잘 알지 못해도, 결국 꽃의 시간으로 남을 것임을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