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우주

by 김소영

자전거가 무한대를 그리며

운동장을 돈다


무한의 궤도를 그리던 그것은

궤도를 벗어나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허리를 감던 작은 손이

제 얼굴을 보이지 않은 체 선명하고

얕게 이는 모래 바람이 발목을 스쳐

시간을 거슬러 벨이 울린다


같이 탄 적 없는 자전거로

궤도를 그리고 있는 우리는

영원의 블랙홀에 갇힌 체

헤어진 적 없이

헤아릴 수 없는 암흑을

계속 도는데


시절로 남은

우리의 우주는 아직 존재하긴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