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은시

by 김소영

배부르게 먹이고 싶은 마음을

부드럽게 갈고

폭신하게 쪄내어

김이 솔솔 올라오는 것을

호호 불어 입에 넣어주던 마음


통통하게 살 찌우고 싶은 마음을

부드럽게 담아

등을 쓸어내리며

또 하나 입에 쏙 넣는 것을

호호 웃어 입에 걸리던 마음


그 마음으로

찌고, 굽고,

너를 살 찌워

훌쩍 자라게 했는데

너는 왜 그 마음을

그 폭신하고 폭폭한 마음을

네 마음에만 담아두니


그 마음 하나면

네 세상보다 더 작고 큰 세상을

거뜬히 먹이고

너만큼 어엿이 키울 수 있는데

널 닮은 세상을, 널 닮고 싶은

그 멋진 세상을

통통히 살 찌울 수 있는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