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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시

슬픔은 나의 힘

by 김소영

허기진 마음

예기치 않게 찾은 슬픔을

몰아낸 적 없이

파도처럼 맞아

부러 돌아가는 마음을

사무치게 앗아가는

가진 적 없는 것들이여

왜 가두는가

영원히 달라질 것 아니라면

끌어내린 나를 다시

두둥실 올려주어

사자처럼 거침없이

먹어치워 주길

다시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생은

죽음을 두렵지 않게 하지만

그 슬픔을 무디게 하지 못한다


깊게 파인 눈

선망을 보는 그 눈을 손 잡은 채

노래를 불러 본다

나를 알지 못하는 당신은

내가 가진 적 없는 당신은

슬픔에 나를 가두고

영원의 우주를 떠돌다

나를 지구로 끌어내려

뭉근한 마음을

사자처럼 먹어치운다

다시 태어나리

당신 없는 삶을

그 슬픔으로

파도 같은 슬픔으로

철썩 부딪혀

가진 적 없는 것들을 향한

늘 허기진 마음

몰아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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