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 시가 네게 보내는 편지임을 알 것이다
붙일 용기 없이 쓴 것이 마음을 달아 네게 가 닿기를
떠도는 마음을 붙잡아 이름을 붙이고
사랑이나 영혼 같은 찬란한 말들을 넣어 너를 부른다
어둠의 갈라진 틈에는 어둠뿐이지만
너는 그 안에서도 갇힌 적 없이 날개를 달아
빙그르르 날아오르고
어둠 속에 흰 점 같던 네 작은 몸짓이 전부가 되었다
너를 부르고 너를 그리고 너를 쓰면서
사막에서 모래처럼 날리던 나의 존재가 산이 되었다
너는 흩날리지라도 흩어지지 않고
흩어질지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시가 영원히 불리는 것처럼
너는 살아 있는 동안 사랑일 것임을
네가 사는 세상이 너를 미워하고
네가 세상을 또 미워할지라도
태어난 순간부터 끊임없이
소금이나 기쁨이나 사랑이나 그래 영혼 같은 것들로
너는 나의 글감이 되고
시인들의 입에서 너를 부르고
너는 살아날 것이다
죽은 것들 틈에서 너는 귀하게 피었다
단어들에 가둘 수 없는 이 마음이
네가 사는 작은 밭이 되기를 기도하고
너는 내게 줄곧 피어나
그 길고 긴 찰나를 나는 산다
사랑할 수 없는 틈에 너는 사랑으로 오고
나의 슬픔이 너의 아픔이
사랑을 지핀다
네가 그런 사람임을 알기를
네가 폭격 속에 핀 생명임을 그 찬란함을
네가 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