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 가두지 않기

by 이생

입추가 지나서인지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가끔 한낮에 무덥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공기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이란 참 신기하기만 하다.

오늘은 개학일이라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 시간에 맞춰 출근한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번거로울 수 있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함을 느낀다.


유산균과 씬지록신을 먹고, 맨발 걷기를 하러 나갔다. 벌써 발바닥에 느껴지는 흙의 촉감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간다. 류마티스를 진단받고 나서 일주일 후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사실 맨발 걷기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압을 통한 혈액순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로병사의 비밀>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오전과 오후에 1시간씩 걷기 위해 노력했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의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부종 완화에도 도움이 되며, 자연과의 접촉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내가 가장 믿고 싶은 효과는 심리적 안정과 자연의 음전하를 흡수해서 체내 염증이 줄어드는 일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이번 달 말에 있을 직장검진을 위해 병원을 미리 방문했다. 이번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도 해보기 위해 약을 받아왔는데, 복용하는 약을 보여달라고 해서 약봉투를 건네니 이 약들을 하루에 다 먹는 것이냐면서 놀라는 눈치였다. 사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올해 작년과 달리 장이 좋지 않아 용기 내서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면역억제제를 먹을 경우 피부가 얇아질 수 있어서 천공에 더 유의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물론 가장 좋지 않은 예이지만, 그렇다고 평생 검사를 하지 않을 수 있으니 부정적인 생각에 갇히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아프고 난 후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건강 정보에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은, 불안한 마음을 마음속에 가두지 않고, 웃으면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그리고 복식호흡을 하고, 웃긴 영화를 보고,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일어났던 불안한 마음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자유론>에서 밀은 '사유하는 이라면 자기 지성이 이끄는 대로 어떤 결론에 이르렀을 때 이를 따라야 한다.'라고 했다.


'자기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다고 해서 두려워할 게 없다. 다만 타인에게 나쁜 평가를 받고 그들의 입에 오르내릴 뿐이다. 이런 정도는 영웅적인 단단함 없이도 감내할 수 있는 일이다.'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살아가면서 내가 판단하고 선택해서 행하는 일, 그러면서 후회를 최소한 줄이기 위해 애쓰는 일, 그리고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일, 나와 타인이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가는 일, 그리고 나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인정하는 것들이 나를 치유하는 길이라는 것을 희미하게 깨닫는다.


오후가 되면서 비가 내렸다. 2학기가 시작됐고, 시간은 흘러간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더 행복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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