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힘이 류마티스 염증을 걷어가 주기를
며칠 째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 특별히 관절에 통증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맨발 걷기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황토의 경우, 비가 내리는 날이면 아직 다져지지 않은 황토는 물컹거려 질퍽거리기 쉬우며, 너무 많이 걸어 많이 다져진 황토의 경우는 빗물에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예전이면 비 오는 날, 맨발 걷기 좋았는데 요즘은 워낙 미끌거려서 위험할까 봐 조심조심 30분 정도 걷다가 들어온다. 비 오는 날이면, 황토보다 일반 흙길이 물이 잘 빠져서 걷기에 더 좋은 것 같다.
이젠 흙길보다 시멘트로 된 길이 더 많은 시절이 되었다. 학교 운동장에서도 흙을 찾기 어려워졌다.
어린 시절, 집 마당은 온통 흙이어서 저녁에 빗자루로 언니와 마당을 쓸어놓으면 가르마를 잘 타놓은 머리처럼 가지런하고 집이 정돈되어 보이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런 평범한 흙길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그래도 맨발 걷기의 효용성으로 주변에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조성되고 있어서 너무 반갑다. 흙길에 가서 맨발 걷기를 할 때면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설렌다. 신발을 벗고 발을 처음 땅에 내딛는 그 순간이 왜 그리 기쁘고 청량한 마음이 드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맨발 걷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진료 이후, 다른 류마티스 약들과 함께 매치론정을 2mg을 일주일에 두 번 복용하고, 나머지 5일은 1mg을 복용했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면서 오른쪽 손가락 네 번째 손바닥 마디가 아침에 일어날 때면, 평소보다 더 뻣뻣해지고, 가운뎃손가락 마디가 조금씩 불어나기 시작했다.
"다시 좋지 않으면, 이전으로 돌아가면 되니까."
지난 진료 때, 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난 매치론정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내 몸이 감당하기 어려우리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는데, 아직 내 몸은 2mg의 매치론정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다시 병원 진료를 잡고 내 손가락 상태를 보여 드릴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 2주 정도 원래 복용하던 것처럼 격일로 2mg의 매치론정을 복용해 보기로 했다. 다시 염증이 시작되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진단 이후, 나를 괴롭혀 왔던 발바닥 통증과 오른쪽 다리오금, 그리고 턱관절, 그리고 손가락들. 다행히 약을 줄여가면서도 이 증상들을 간신히 가라앉혔는데, 다시 되돌이표처럼 염증을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료 이후, 2주 반 정도 약을 복용했으니, 2주 정도 예전 처방받았던 식으로 복용해 보고 좋아지면, 당분간 예전처럼 약을 복용해야 할 것 같다.
내일은 mtx 6알을 먹는 날이다. mtx를 먹으면 손가락 관절이 물렁해지는 느낌이 든다. 마치 공기 중에 노출되어 굳어버린 아이클레이를 다시 말랑한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 그리고 스테로이드제인 매치론정은 그렇게 말랑해진 관절의 염증을 가라앉혀 부었던 손가락을 가늘게 만들어준다. 매치론정이 내 몸의 염증을 가라앉히기에 효과적일 수 있도록 나 또한 내 몸의 염증을 가급적 적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맨발 걷기를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고, 가급적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음식을 찌는 형식으로 섭취하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 그리고 스트레스를 덜어내려고 노력하는 일. 그리고 걱정하지 말고 숙면하는 것.
주말이라 가족들이 늦게 일어나서 조용히 나 홀로 음식 준비를 했다. 씬지록신과 유산균을 공복에 먹고, 30분 후에 아침 식사를 했다. 너무도 예쁜 빨간빛을 지닌 사과, 미니 단호박, 삶은 달걀 그리고 블루베리와 토마토, 당근을 삶아 씹을 수 있도록 살짝 간 주스. 혼자 조용히 음식의 맛을 느끼며 오랫동안 천천히 씹어서 먹었다. 출근하지 않는 조용한 휴일의 아침이었다.
모든 식사를 완벽하게 할 수 없지만, 과자와 가공된 식품을 멀리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도록 좀 더 애써야겠다. 내 몸을 흐르는 혈액을 좀 더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약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을 즐겁게 하다 보면, 나 스스로 지치지 않고 류마티스를 즐겁게 떠나보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밤에도 마법의 힘이 나의 류마티스 염증을 좀 더 걷어가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