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이 뭐가 많아요."

매치론정을 믿고, 열심히 산에 올라봐야겠다

by 이생

어제 늦게 잠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새벽 5시 15분에 잠이 깼다. 오늘은 둘째 아이의 중간고사 시험이 있는 날이기도 하고, 우리 학교 체험학습일이기도 하다. 스포츠 체험학습이라 산 정상에 오르고, 케이블 카도 타고, 볼링도 치는 일정이다. 물론 난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볼링은 치지 않기로 했지만, 산에 오르는 일은 차가워진 날씨로 걱정이기도 하지만,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다. 정상은 더 춥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챙겨 가려고 한다.


아직 오른쪽 세 번째 가운뎃손가락은 매치론정을 격일로 먹고 있지만,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 물론 아주 작아 보여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무엇보다 잘 알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일주일에 매치론정 2mg을 두 번 복용할 때보다 확실히 뻐근함이 사라진 것은, 아직 내가 약을 줄이기보다 먹던 대로 복용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마도 지금처럼 3개월 꾸준히 복용하다 보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쓰는 약들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쓰이고 남은 약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물도 자주 마시고, 위에 좋은 음식도 챙겨 먹어야 할 것이다.


이번 건강검진에서 눈압이 높아지고, 시신경이 다른 사람들보다 얇다는 것은 예전만큼 운동하면서 땀을 흘리지 않고, 류마티스 염증엔 열기가 좋지 않아 되도록 탕목욕보다는 샤워 쪽을 선택하고, 갑상선암 이후로 자주 가던 숯가마 찜질을 하지 않으면서 눈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유튜브를 보면서 유산소 운동을 이전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 40분 이상 하다 보면, 옷에 땀이 촉촉이 젖어든다. 그러면 이상하게 눈도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 내 나이 내년이면 오십, 이미 먹은 약들이 많지만, 약을 더 늘리지 않고, 줄여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사람은 나 혼자 뿐이라는 것을 잘 안다. 누구보다 나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약을 복용하면서 느껴지는 미세한 변화들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나를 면밀히 살피고, 나를 진단하고, 나를 도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제는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마트에서 일하는 제자를 만났다.

"선생님, 흰머리가 많이 보여요."

"이제 나 내년이면, 오십이야."

"오십이 뭐가 많아요."

"그런가?"

그 제자는 중학교 1학년 때도 다른 친구들이 말하기 어려운 가정환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말해서 오히려 내가 미안해지게 만들었던 아이다. 그만큼 솔직한 친구이니 오십이 많지 않은 나이라는 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얼마 전에 나 스스로 코팅을 했는데, 머리 뒷부분과 정수리 부분은 염색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나 보다. 유난히 키도 큰 제자는 내가 신경 쓴 앞머리보다 정수리 부분이 더 눈에 띄었을 것이다.

마트를 나오면서 제자의 말대로 비록 병을 얻고, 조절해 나가고 있지만, 늙어간다는 생각으로 움츠러들지 말고, 오늘이 가장 젊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살아봐야겠다.


계속 내리던 비가 어제부터 그쳤다. 부디 오늘은 비가 오지 않고, 모든 순간들이 평화롭기를 간절히 바란다. 오늘은 매치론정 2mg을 먹는 날이다. 매치론정을 믿고, 열심히 산에 올라봐야겠다.

그리고 멋진 풍경이 내게 찾아오면, 추신으로 기록해 두어야겠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