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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내누 Aug 22. 2022

드디어 브런치북을 발행했다

우리들의 해방일지: 남편 60일째

8월 22일 월요일 여름아 잘 가고 내년에 보자


이제 우리의 육아휴직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첫째는 월요일을 맞아 신나게 유치원으로 등원했다. 신생아기를 벗어나 만 7주 차에 접어든 둘째는 하루 종일 안정적인 먹-놀-잠 사이클을 유지했다. 밤잠은 5시간 이상 자고 있고 수유 텀도 4시간으로 늘었다. 놀 때도 바운서나 모빌로 꽤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한결 수월해졌다. 나는 오전 수영, 아내는 오후에 산부인과 검진 겸 은행 방문으로 외출도 했다.


지금까지 육아휴직 생활을 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것은 올렸던 일기를 정주행 하는 것이다. 어느새 브런치에 쌓인 글이 120개 가까이 된다. 사실 아내가 어제 밀렸기 때문에 그렇지 오늘까지 둘 다 쓰면 딱 두 달인 60일째다. 8월 말에 브런치 작가 공모전에 출품도 해보기 위해 쌓아 놨던 글을 브런치북으로 발행하기로 했다.


근데 처음 기획 때부터 했던 고민이 여전히 뒤통수를 땡겼다. '이렇게까지 매일 쓸게 있을까?' '남의 일기를 과연 누가 보기는 볼까?' '브런치는 육아일기나 블로그 같은 글보다 에세이나 논픽션을 선호한다던데…'그런 생각들을 뒤로하고 일단 쓰다 보니 의외로 매일 쓸게 있긴 했다. 그리고 남의 일기를 보는 사람도 있긴 있는 것 같고, 없더라도 우리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간이기에 나중에 우리끼리라도 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싸이월드 일기장도 십수 년 뒤에 다시 볼 수 있게 되니 추억이듯이.


브런치북을 발행하려고 보니 제목이나 소개 내용은 원래 다 처음에 기획한 대로 하고 있었기에 별 문제없었다. 근데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인데 브런치북은 20부작에 60분 이내 분량을 권장한다고 했다. 원래 우리 계획은 약 한 달씩 끊어서 발행하되 총 7개 파트로 구성된 한 권짜리 책을 생각했었다. 근데 이미 발행한 글이 60일 만에 120개째 되는 거니까 그 권장사항에 맞추면 벌써 6권이나 쓴 셈이다. 그럼 같이 육아휴직인 기간은 아직 150일 정도 남았으니까 그걸 다 발행하면 대략 20권짜리가 된다. 이러다가는 육아휴직 일기가 아니라 무슨 육아휴직 대하소설이 될 판이다.


어쩔 수 없다.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다. 그나마 좀 더 스토리 진행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파트를 그냥 20개씩 끊지 않고 나름 시기별로 나누어서 발행했다. 1부는 휴직 시작부터 둘째가 태어난 날까지, 2부는 그다음 날부터 조리원 퇴소할 때까지 이런 식이다. 20부작이 되더라도 어쨌든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 포기하면 시합 종료다. 그리고 아무튼간에 이 소설의 끝은 해피엔딩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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