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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Jul 21. 2019

[대마도 트립(1)] 미우다해변,한국전망대,호타루온천등

대마도 북섬을 돌다

미우다 해변 三宇田浜


대마도는 히타카츠 인 아웃이었기 때문에 1박2일 일정으로 섬을 한바퀴 삥 둘러보기로 하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보기로 했다.


첫 번째 행선지는 '미우다 해수욕장'

여기가 대마도에서는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인듯 했다.

예전 지인의 사진에서 봤던 바다가 아마도 이 해수욕장이었으리라...


도착하니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 해수욕장의 특징은 산이 주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는 것과 해수욕장 한가운데에 바위섬이 하나 있 운치가 퍽이나 있었다.

구름 낀 날씨가 아쉬웠지만 비가 아닌 게 어디랴...


모래사장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는 운치 있는 바위(섬)가 덩그러니 있었다.


바위까지 수심이 깊지 않아 반바지를 좀 더 걷어 부치고 걸어가 보았다.

이렇게 흐린 날에도 바다의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면 햇빛이 비출 때는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을 뽐낼 게 틀림 없었으리라...

날씨가 다시 잠시 원망스러워진다...-ㅁ-+


그리고 바위를 배경으로 ...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거품이 사진을 뭔가 역동적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해수욕장 주변을 두른 절벽이 천혜의 방파제 역할을 해서 그런지 파도가 그리 강하진 않았다.


바위 위에 올라가서도 한 컷~!

바위 위에서 찍은 체리군...

바위 근처는 수심이 굉장히 낮다.


대마도 섬 일주 생각에 한껏 들뜬 포즈...

저 멀리에는 한반도가 있으리라...


바위를 친 물들이 빠져 나가면서 오랜시간의 침식을 일으켰는지 바위모양이 상당히 신기했다.

다음 번에 올 때는 화창한 날 와보고 싶다..

정말 한적해서 날씨 좋은 날에 피크닉이나 해상활동할 도구들 챙겨서 하루 종일 놀아도 좋을듯... 

수영복도 안 가져오고 날씨도 좀 그래서 일단은 이 정도 물놀이로 만족하고 철수...

그 전에 점핑 샷 한 장씩!

그렇게 우리는 대마도 북섬의 해안선을 따라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남쪽으로 향했다.

중간중간 어촌 마을이 보였지만 인적은 드물었다.

그야말로 시골 어촌...





한국전망대 韓国展望台


두 번째 행선지는 바로 한국전망대.

한국에서 재료를 공수해서 한국식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진 이 전망대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부산까지 보인다고 하여 이와 같은 이름이 지어졌다고...

안에 들어가면 낮과 밤에 보이는 부산과 한반도 도시의 사진과

옛 조선시대의 통신사 행렬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아래 지도에서도 보이겠지만 대마도는 일본 본토(145km)보다 한국(50km)에서 더 가깝다.


집중해서 설명을 읽고 있는 나

한국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대마도 해안선은 모래사장보다는 이렇게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이 많았다.

즉 섬 전체가 전반적으로 산악지대라 도로도 구불구불 좁은 길이 많았음.

주변 지형도 바위가 많아서 인지 물 색깔도 새파란 것이 특징. 




1703년 대마도로 오는 과정에서 난파 당한 배로 인한 조선 역관을 추모하는 기념비...

우리가 온 지 얼마 안 돼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왔었는데 이 곳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갔다... 

(다른 좋은 배경도 많을텐데 하필 이런 곳에서...)


조선인 추모비이다 보니 제단에는 소주 등 한국 술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기념 촬영 중인 사람들은 100% 한국인...

그래서 우리도 찍어보았다.

포즈 하나는 매번 기가 막히게 잡는 체리군...

찍사도 기가 막히게 찍어준다... (절대 포즈 잡은 거 아님?!)

그리고 한국전망대 뒤편으로는 대만 해안을 방어하기 위한 포대가 있었다고 하여 가보려고 했으나

한 10분 산길을 걷다가 이거 잘못하면 왕복 한 3시간 하이킹할 거 같아서 중간에서 빠르게 포기함 ㅎㅎ 

그렇게 30분 가량 꼬불꼬불 대마도의 산길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이국이 보이는 언덕 전망대 異国の見える丘展望台


한국전망대가 대마도의 서북쪽 끄트머리(11시방향)였다면,

이곳은 그보다 조금 아래쪽인 10시방향에 위치한 전망대...


異国の見える丘展望台            

〒817-1603, Kamiagatamachi Sago, Tsushima, Nagasaki 817-1603 일본


대마도는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니셜 D처럼 익사이팅한 드라이브 코스가 될 수 있고

운전에 서툰 사람에겐 초긴장상태에서 운전해야 하는 아찔한 코스일 수도 있겠다.


나는 다행히도 전자여서 좁고 꼬불꼬불한 해안 절벽길을 신나게 달렸다.

일본은 도로폭이 매우 좁아 한국으로 치면 거의 1차선 수준의 폭인데 그나마 다니는 차량이 없어서 눈치껏 좀 편하게 달릴 수는 있었다.


내가 이쪽까지 오는동안 전날 올나잇했던 체리군은 쿨쿨 잘도 잤다.


우리가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에는 먼저 온 팀이 있었는데 역시나 한국인 관광객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은 차를 겨우 빌린 우리와는 다르게 쌔끈한 차를 몰고 있더라... 쿨럭...

이쪽으로 오니 바람이 세게 불어서 옷을 챙기는 체리군...

여기서도 날이 좋으면 부산과 송도(?)가 보이는 모양...

결국 여기서 말하는 '이국'은 당연히 한국...

전망대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위에는 벤치도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 보며 찍은 파노라마 사진... 한국전망대와는 달리 뻥 뚫린 전경이 속을 시원하게 한다.

위에서 찍은 체리군...

체리군이 찍은 나...

대마도의 해안선은 이렇게 산에서 바로 바다로 바뀐다.

그리고 나무가 얼마나 빽빽하게 자랐던지 빈틈이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저 끄트머리에 서서 망망대해를 계속 보며 바닷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마치 자연과 내가 만나는 접점이 바로 저 전망대의 tip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찌 보면 군대 초소시설 같이 보이기도 했다.

아까 말했듯 구불구불 해안 절벽으로 나 있는 도로... 이래뵈도 저게 2차선이니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잘 봐가며 운전해야 한다...


그렇게 남쪽으로 계속 향했다...

마침 수국(아지사이) 시즌이어서 그런지 길가에는 수국이 만발해 있었다. (운전중이라 수국 사진은 못 찍음ㅠ)

예전에는 훨씬 더 많았는데 사슴이 먹어치워서 예전만큼 이쁘지 않다는 게 렌트카 아저씨의 전언... 

중간에 마을을 지나면서 엄청 오래된 듯한 일본 전통 가옥이 있었다.

마치 당시의 귀족 정도가 살던 꽤나 으리으리해 보이는 고택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외부인 출입을 금하고 있어 안쪽까지 들어가 보지 못했다.

차를 몰고 가려는데 일본 노부부도 이 집이 신기했던 모양인지 진입 시도...


카이진 신사 海神神社


사실 이곳을 들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직까지 봤던 신사가 없어 일단 들러보기로 했다.

말 그대로 '바다의 신' 신사인데, 대만으로 따지면 천후궁 정도의 의미가 있으려나 보다.

방문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름 대마도에서는 유서 깊은 신사로 이치노미야(一宮) 즉 1등급 신사였다고...

체리군은 피곤한지 좀 자겠다고 해서 나 혼자 화장실도 들를 겸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근데 왠지 인기척이 없다...


이것이 제1도리이 

신사 내부에는 인기척이 제로...

경내 관리를 포기한 상태 같았다...

잘 가꾸면 좋으련만 시골 마을에 젊은이도 없고 사실 방문객이 그리 많지도 않다보니 그냥 방치하고 있는 듯 했다.

이게 제2도리이..

원래는 대충 보고 나오려 했는데 뭔가 저 안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서 계속해서 들어가봤다.

제2도리이를 지나니 이런 계단이...(설마 이런 게 계속 이어지는 건 아니겠지 하며 속는 셈 치고 올라가봤다.)


그리고 나온 제3도리이...

무슨 게임도 아니고 계속해서 이런 관문이 나온다;;

내 딱 저 계단만 오르고 더 있으면 내려간다...

그랬더니 등장하는 메인 신사...(한국 절로 치면 대웅전 정도 되겠다)

그러나 이곳도 인기척이 1도 없었다..

한낮에 왔으니 망정이니 으스스 비오는 날씨나 밤에 왔으면 그야말로 남량특집...

그래도 이렇게 방치된 신사마저도 깨끗하다...

아마도 최근에서야 관리를 포기했거나 아니면 누군가 그래도 주기적으로 바닥을 닦나 보다...

원래는 신사에서 일하는 성직자(?) 같은 분들이 저 안쪽에서 제사를 지내곤 하는데 말이다..

여튼 그렇게 신사를 나와 다음 행선지를 고민하다가..

아침 일찍 부랴부랴 나와서 돌아다니느라 지치기도 했고 땀도 좀 흘려서 온천에 가보기로 했다~

산이 많은 대마도 특성상 산을 가로지르는 터널도 많다

카이진 신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마을에 온천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호타루노유 온천 ほたるのゆ温泉


호타루노유 온천            

65 Minemachimine, Tsushima, Nagasaki 817-1301 일본


대마도에도 온천이 있다니, 역시 일본은 온천 강국(?)!이라는 기대 반,

이런 데 무슨 변변한 온천이 있겠어? 라며 동네 목욕탕 정도 생각하며 가봤는데 역시나 후자였다 ㅎㅎ


들어가자마자 카운터가 있고 일인당 500엔에 입욕... 타월은 안 가져가서 100엔 주고 하나씩 샀다.

내부는 깔끔한 동네 온천이었는데 우리 빼곤 전부 할아버지...

한국 관광객 중에 발품 좀 파는 분들도 몇몇 보였으나 대부분 동네 일본인들인 듯 했다.


탈의실에서 할아버지들에게 일본어를 좀 구사해주니 한국인인데 자기들보다 일본어 잘 한다며 농을 띄워주신다 ㅎㅎ

탕에서는 대마도에서 일하는 우체부 아저씨와 한일관계, (내가 하고 있는) 금융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많이 친해졌다. 

(역시 알몸이 되어 격의 없이 하는 대화에는 묘한 매력(?)이 있나보다..)


좀 많이 친해져서 대마도의 축제에 대해서도 얘기해줬는데

다음 날 한일 봉사자들이 모여 해변을 청소하는 페스타가 있다고 해서 자기도 참석하니 관심 있으면 오라고 한다.

그래서 시간 있으면 꼭 들르겠다고 했다.

(사실 나는 '청소' 부분은 빼먹고 '페스타'에만 집중해서 무슨 축제인 줄 다음 날 직접 가보기 전까지 착각하고 있었다;;;)

아무런 기대를 안 했어서인지 그런지 대마도 호타루온천에서의 시간은 너무 좋았다.

일단 온탕과 사우나에서 몸을 지지며 여정의 피로를 풀 수 있었고,

동네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목욕 끝나고 나와서는 내가 좋아하는 후르츠 규뉴(과일우유)는 못 마셨지만 시원한 음료와 편의점에서 산 단고를 시원한 바람을 쐬며 꿀맛에 먹을 수 있었고

옆에 있는 마사지 의자에서 마사지까지 받으니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동이 잦은 여행 일정 중에 느껴보는 망중한이랄까!

다음에 대마도 오면 꼭 연락하란다. 섬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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