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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아 Dec 25. 2018

나 혼자 가까워도 좋은 사이

잘돼가? 무엇이든.



마음에 드는 통하는 작가를 만나면, 책 속의 작가님과 한없이 가까워지는 사이가된다.

공감하고 당신도 그랬냐며 나도 그렇다고 맞받아치고 친밀하고 친밀해진다.

물론 나 혼자만의 친밀함이지만 .

일요일 대형서점에서 주황색 표지의 이 책을 처음 만났었다. 앞부분의 2-3페이지만 읽어봤는디 '오 재밌겠는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후다닥 책의 날개를 펼쳐보자 1쇄 발행이라고 적혀있다.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1쇄 발행일의 날짜도 함께.

이런 재밌는 책을 빠르게 발견한 나에 대해 칭찬하고 뿌듯해하면서 ‘살까?’하다가 밀린 책도 많고 돈도 아껴써야지 싶어 참았다.


그런데 역시나 자꾸 생각나는거다. 저자가 누구지 해서 봤는데 <미쓰 홍당무>의 영화 감독님이었다. 책의 문체에 대한 느낌과 영화의 케미를 떠올리는데 픽 웃음이 났다. ‘아 - 영화랑 감독님이랑 같구나.  ‘

그렇게 구입을 참고 그 이후에도 SNS와 블로그 후기에 올라 온 책의 일부분들을 읽으며 '역시 재밌는 책이었어. 나는 그 때 1쇄 때 발견했다고.'하며  마음 속으로 혼자 뿌듯해했다.


어느날, 친구와의 약속일이었다. 지각이라는 친구들의 통보가 되려 반가웠다. 그녀들을 기다렸던 고속터미널에는 서점이 있거든. 친구들을 기다리며 다시 이 책을 1/4정도도 읽었는데 읽고 보니 더 읽고 싶어지는 거다.

사야겠다 싶었는데 도착했다는 그녀들의 전화에 구입을 미루고 서점을 나왔다. 그 주에 마침 추석이 껴있었는데 시댁인 대구에 내려가 구입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진 상태가 됐다.


추석이 지나 집에 오자마자 집 동네에서 차를 타고 15분을 가 결국은 내 손에 쥐었다.

아 나란 인간은 왜 나의 행동패턴 하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이럴 것을 나는 정말 몰랐단 말인가. 일찍이 샀으면 고속터미널도 대구에서의 노력도 없었을텐데.

.

그렇게 지금 내 손에 있는 이 책 속.

그녀의 위트와 공감되는 소심함과 나마저 부끄러워지는 글들이 참 마음에 든다.

이번의 친밀도 역시 나만의 것이지만  가까워진 사이의 책을 만나서 너무 좋다.

아마도 이제 감독님과 책으로 친해진 사람들 무지무지 많겠지만.

친하고 가까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가까움을 정말이지 반가워요.
.
.

#잘돼가무엇이든 #추천하고싶 #이경미감독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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