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텔링)창녕 영산읍 '돌확'에 얽힌 똑딱 귀신의 사연
오랜만이제? 똑딱 귀신 이바구 3편을 썼던 지가... 이이고 손으로 꼽지는 몬하겄고. 그 때가 7월 28일이었으이 3개월도 훌쩍 넘어삤네. 3편 이바구 기억이나 날랑가 모리겄다.
이 할배가 살째기 기억을 되살리 보까?
진석근이가 충청도 돌쪼이 주인공 아이가 지 마누라 이름이 혜정이라 캤는데 기억나나?
석그이는 아픈 지 마누라 병 고칠라꼬 머나먼 경상도 창녕꺼정 안 갔더나.
김대감이 새로 집을 짓는데, 고급 인력 석공이 필요했던 기라. 6개월 계약직으로 가서 창녕 건축현장 인근서 김대감이 마련해준 집에 동료 장서방하고 같이 지내면서 일을 안 했더나.
석근이하고 장서방하고 실력이 뛰어났는데, 석근이가 쪼깨 나아빘는 모양이라꼬. 김대감도 예술에 조예가 깊어가 두 사람의 돌조각을 볼라꼬 수시로 건축현장에 안 찾아왔더나.
그라믄서 맨날 진서방 작품이 더 좋다믄서 칭찬을 막 해. 눈치도 없이 말이다. 그라이 장서방 속이 팬했겄나. 술마시고 농띠부리고 그라이 석근이가 일이 더 많아지삔 기지.
그러다가는 6개월 기한 안에 일을 못 마칠 것 같아가 장서방 꼬시기도 하고 애 마이 뭈다 아이가. 그래도 기한은 됐고 하이 기다리는 마누라 생각에 김대감한테 부탁을 했지. 의외로 김대감은 아무 걱정말고 집에 가라고 하네. 일한 삯도 다 쳐주고 말이다.
석그이는 얼매나 기뼜겠노. 산넘고 물건너 단숨에 집으로 안 달려갔겠나.
집에 도착하이 마누라 혜정이가 동구밖꺼정 나와서 기다리고 있네. 오랜만에 보이 둘이 얼싸안고 마 난리가 안 났겄나.
그래가 집으로 들어갔는데, 밖에서 동네 행님들이 부르는 기야. 바깥으로 나가보이 이 행님들이 하는 말이...
"오랜만에 집에 왔으믄서도 우째 니 마누라 우예된 긴지 묻지도 않노?" 그래.
석그이는 이 행님들이 무신 뚱딴지겉은 소리하나 싶어가 어리둥절했다 아이가.
전에 여기꺼정 이바구했제?
무슨 소리요, 울 마누래는 방에 있는데... 그래가 방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보이 마누라가 안 보이는 기라.
"이기 무신 일이고? 하~참. 희한하네. 여보! 여보!!"
하고 부르믄서 집을 한 바퀴 둘러봐.
동네 행님들이 끌끌끌 혀를 차믄서 석근이를 불러세워.
"이보게, 제수씨는 며칠 전에 죽었다네. 우리가 뜰에 고이 묻어줬네. 자네가 헛것을 본게 틀림없어."
"무슨 소리요, 행님. 좀 전에 만난 우리 각시는 혼령이 아니었소. 이렇게 안기도 했단 말이오. 틀림없이 살집도 느껴졌고, 내게 말도 했단 말이오."
그라고는 다시 온 집안을 뒤지면서 지 마누라를 찾아.
"여보, 빨리 나와봐요. 지금 숨바꼭질할 상황이 아니잖소."
오죽하면 집 뒤 큰 장독대 두껑까지 다 열어봤을까.
아무리 찾아도 아내 혜정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그때서야 형들의 말이 맞는갑다 싶어가꼬 어깨가 축 늘어진 채로 다시 마당으로 걸어나와.
그 모습을 본 동네 형들의 마음이 오죽했겠어.
“이보게 진 서방, 그 돌무덤에 자네의 내자가 누워있다네. 열흘 전이었지. 마른하늘에 천둥이 치던 그날 말일세. 자네가 돌아온다는 날부터 매일같이 동구 밖까지 나가서는 밥도 먹지 않고 종일 기다려왔는데 이날 변고가 났던 게지. 내가 마실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당산나무 아래에 쓰러져 있던 자네 내자를 업어서 의원에게 갔네만….”
그 행님도 자기가 말을 하면서도 어찌나 마음이 안 됐든지 더이상 말을 못하고 막 울어.
그 이야기를 듣던 석그이는 또 맴이 어떻겠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길 바랬던 기지. 동네 형들이 묻어주었다는 뜰에 쌓인 돌무덤을 파헤쳤지. 머 석그이 정신이 온전키는 했겄나. 미친듯기 돌을 들어내고 맨손으로 흙을 파서 관 두껑을 열어봤지.
관 속에는 아내 혜정이 하늘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반듯하게 누워있는 기라.
그 모습을 본 순간 석근이는 목을 놓아 펑펑 우는 거라. 좀 전에 만났던 딱 그 모습으로 누워 있으니 이 현실이 믿기지도 않는 기라. 꼭 살아있을 것만 같거덩.
"여보, 일어나소. 내가 왔다 아이요. 퍼뜩 일 나소."
그란다꼬 죽은 마누라가 일 나겄나. 이 모습을 보고 있는 동네 형들은 더 마, 가슴이 찢어지는 기라.
석근이는 그냥 자기도 관속으로 들어가서 각시 혜정이하고 같이 묻혀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
"이보게, 석근이. 정신 차리게. 자네 내자도 이러길 원치는 않을 게야. 어서 나오게."
석근이에게 동네 형들의 이야기가 들릴리 만무하지.
"여보, 늦어서 미안해. 늦어서 미안해."
할 수 없이 동네 형들이 석근이 팔을 잡고 끄집어냈지. 그러고는 관 두껑을 닫았어.
오열하고 슬퍼하는 석근이 등 뒤로 혜정이가 푸른 치마저고리를 입은 그대로 공중에 뜬 상태로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었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오랜만에 이바구할라니까 에너지가 마이 딸리네. 다시 이바구 시작했으이 인자 자주 썰을 풀어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