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마이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인생

by 금발까마귀

인생을 살면서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 모두 탄생의 트라우마를 겪었고, 삶을 살면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자동적으로 무탈하고 안전한 상태가 되도록 일상의 선택들을 내린다. 이 영화 주인공 가후쿠 또한 그러하다.

20년 전, 딸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삶은 단조로워지고 와이프인 오토와의 관계 또한 기계적이다.


그녀의 외도를 알고도 화조차 내지 못하는 상태. 오토가 할 말이 있다고 하자 두려움에 밖을 맴돌다 밤늦게 돌아왔을 때 그녀는 거짓말처럼 죽어있었다.


두려움과 회피. 우리는 삶을 살지 못한다. 가후쿠처럼 두려움에 일상의 마찰을 회피하고 피와 살만 가진 밀랍인형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정말 이 순간 살아 있는가?


희곡에서 중요한 점은 주인공이 변한다는 점이다.

가후쿠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의 내면이 바뀌었다. 너무나 단조롭고 차갑고 기계적인 그는 많은 사건들과 도움을 통해 그에게 내려진 책임을 다하고 마음이 조금 열리게 되었다.


미사키 또한 마찬가지다. 할 줄 아는 게 운전 밖에 없지만, 가후쿠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두 상처받은 영혼을 서로를 녹이고 응원하는 관계가 되었다.


마지막에 미사키는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간다. 그녀의 상처는 없어졌다. 재탄생한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운전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조금 더 열려 있고, 가벼워졌다.


삶의 변화, 특히 긍정적이고 밝음으로 나아가는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마찰이다.

우리는 마찰 없이 나아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아무리 짜증 나는 내 주위의 사람, 하지만 그들이 있기에 내가 있는 것이고 내가 있기에 그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마찰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마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발자국 삶의 걸음을 걸어내는 연습이 아닐까. 그 마찰 너머에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아름다움이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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