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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토리텔러 인터뷰 후기-김현석 작가

- 이렇게 계~~~~속 써야 작가인 건가요....

by 영화하는 이모씨

http://www.interview365.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861

작가님을 만나게 된 것은 <4줄이면 된다> 북 토크 때였다. 책에 사인을 받으러 오시며 작가님이 쓴 책을 선물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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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게임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작가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게임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게는 완전히 다른 글쓰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 책의 챕터 중에 AI를 활용하는 챕터가 있어 인터뷰를 제안하게 되었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AI스토리텔링에 대해 책을 쓰는 작가는 누구가 옛날이야기를 하는 작가가 될 수밖에 없다. 완고를 배고 출판사와의 조율과 계약을 기준으로 독자들에게 책이 나가는데 6개월 정도 걸린다. 이 책 한 권에 작가도 출판사도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고 전제를 해도 2개월 이상은 걸린다. 그런데 그 시간이면 AI는 예고도 없이 새로운 능력을 탑재해 공개를 거듭한다. 그러니 김현석작가님도 이 책에 해당 분야에 대해 깊이, 길게 다루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작가답게 그 챕터를 넣을 결심(?!)을 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AI이 대한 생각보다는 작가의 태도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작가님은 정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었고 매체를 넘나드는 시도를 성실히, 정말 성실히 하고 있었다.

작가님이 작업하는 다양한 매체의 글쓰기 중에 하나로 이미 세 번째 웹소설을 집필(일정 회차를 모아 공개를 하신다니 아직 공개되지는 않은) 중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세 번째까지 오는 데는 아주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더라.

작가님이 첫 번째 웹소설을 연재할 당시 초반에는 독자들이 좀 모이는가 싶더니 중반쯤부터 구독자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5명은 계속 유지가 되더라는 거다. 웹소설을 써보거나 읽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정도면 대부분 연재를 중단하기 마련이다. 처음 연재를 결심한 포부에 비해서 작은 반응은 작가를 힘들게 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김현석 작가님은 그 5명을 위해, 그중에 1명만 남아도 그 1명이 남아있다면 그 사라믈 위해 글을 써야겠자고 결심했단다. 그리고 실제로 그 작품은 끝까지 연재를 마쳤다고 했다. 나는 이쯤에서 영화처럼~ 후반부에 들어서 이제야 진가를 알아본 구독자들이 왕창 몰려들었냐고 설레는 마음으로 물었다.

"아니요. 끝까지 5명으로 연재가 끝났어요"

나는 실망스러웠지만 작가님은 그 덕에 출판사와 계약을 맺게 되었고 지금은 이미 2번째, 3번째 작품까지도 모두 계약하고 쓰고 있다고 했다.

그때 나는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솔직히 이런 드라마틱한 결말만이 작가가 끝까지 쓸 이유라고 생각한 것 같아 부끄러웠다.

만약 작가님이 그때 멈추었다면, 5명의 독자를 귀히 여기지 않았다면 출판사와의 계약을 없었을 것이다. 그럼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으로 갈 동력도 없었을 거고 어쩌면 작가님은 또 다른 매체로 부유하듯 넘어가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님은 그 5명을 위해, 끝까지 갔다. 인간적 도리고 뭐고, 당장 돈도 안 되는 글을 매일 5000자 이상 쓰기를 근 1년을 한 것이다. 이건 와~ 대단하다~ 이런 말로는 부족할 만큼 대단한 일이다. 왜? 많은 작가들이 끝까지 가지 않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해서 글을 쓰면 더 좋은 글이 나올까? 개인적으로 나는 회의적이다. 대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더 빨리 나온다. 자료수집이나 검증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고 이 작품을 두고 회의를 거듭해서 나올 이슈들을 미리 점검하는데(이게 상업적 매체를 위한 글쓰기라는 전제로) 더없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빨리 나온다는 것은 AI 가 대신 써준다는 말이 아니다(많은 경우 결과물보다 프롬프트가 더 많은 글자수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니 김현석작가님의 투지와 끈기는 AI스토리텔링의 화두 앞에 서있는 모든 작가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한다. 결국 AI조자도 인간작가가 쓰기를 멈추면 같이 멈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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