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한 구석 높은 곳에 '수암골'이 있다.
여느 곳에서 볼 수 있는 산동네로 골목 사이사이에 집들이 숨어 있는 곳이다.
이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이목을 받기 시작하더니
'제빵왕 김탁구' 등 여러 드라마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수암골 골목골목의 예쁜 벽화와 집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나는 수암골 골목을 돌아다닌 후
작은 구멍가게 앞에 앉아 있는 걸 즐긴다.
어느 정도 땀이 찬 상태로 쭈쭈바를 입에 물고
멍하니 있는 그 순간이 좋다.
그러다 보면 어릴 적 구멍가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심부름으로 담배랑 라면을 사던 일
동생과 돈을 모아 과자 하나를 사서 서로 많이 먹으려고 다투던 일
돈은 없는데 초콜릿이 먹고 싶어 몰래 가져갈까 하는 내 마음속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어느덧 쭈쭈바는 없어지고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옛 추억이 자꾸만 떠오르는 건
아마 지금의 내 삶이 녹녹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청주 수암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