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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하면 그림을 그립니다
그 많던 이발소는 어디 갔을까?
by
소정
Jun 12. 2022
요즘은 이발소가 안 보인다.
집 앞에만 나가면 00미용실, ㅁㅁ헤어샵 등 미용실은 넘쳐 나는데
이발소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내가 마지막으로 이발소를 이용한 적은 언제였을까?
20여 년 전 중, 고등학교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때는 두발규제가 매우 심했기에 한 달에 한 번은 꼭 스포츠머리를 해야 했다.
(오늘 머리 자르려고 한 날 교문 앞에서 두발 불량으로 몽둥이 세례를 받을 땐 정말 최악이었었다.)
이발소에 들어서면 왠지 모른 퀴퀴함이라기보다는 꾸덕함과 시원함 같은 냄새와 느낌이 있었다.
괘남 화장품류의 향기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발사 아저씨는 나를 앉히고 딱 한 마디 한다.
"어디 학교니?"
학교마다의 미묘한 두발 규제 스타일을 아시기에 '00 학교'에요 라고 하면
학교별 스포츠머리를 정확하게 만들어 주신다.
이발은 금방 끝이 난다. 5~10분 정도?
대부분은 바리깡으로 사각사각 자르신다.
사각사각 자르고 바리깡 끝은 올릴 때마다 내 머리는 땜통 하나씩이 생긴다.
땡 통 따위에는 관심이 없으신 이발사님은 순식간에 내 머리를 까까머리로 만든 신 후
손바닥만 한 신문지와 면도칼을 가져오신다.
이발소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나는 절대 미동하지 않는다.
내가 재채기나 몸을 움직이는 순간 시퍼런 면도날이 내 귓불을 스쳐 피바다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하필 면도칼이 내 구레나룻을 깎을 때마다 '스위니 토드'가 생각이 나 두려움이 생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이 지난 후
아주머니(보통 이발사 사모님일 것이다.)가 머리를 감겨주신다.
사춘기 어린 학생에게 아주머니가 머리를 감겨준다는 것은 괜스레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다
아랑곳 하지 많고 아주머니는 기계적으로 머리를 감기신다..
말이 샴푸실이지 양푼 대야에 조루로 물을 뿌려 감겨 주신다.
샴푸는 사치다. 오이비누를 주로 쓰시기에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리카락은 빳빳해진다.
수건으로 대충 머리를 말리고 3000원을 드리고 밖으로 나온다.
물이 약간 젖은 상태의 머리가 바람에 닿아 시원한 느낌이 좋다.
손으로 뒤통수를 올릴 때 까끌까끌한 머리카락의 촉감도 좋다.
지금은 미용실에서 전문 미용 기구와 용품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을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어릴 적 추억을 곱씹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공주 이인이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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