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책방의 기억(꿈꾸는책방, 소리소문)

by 소정

나는 발달장애 특수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발달장애학생들에게는 국어, 수학과 같은 교과 수업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의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발달장애학생들은 사회적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화장실 이용하기, 식사하기부터 다양한 공공기관 이용, 투표권 행사 등

사회속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학교도 학교 주변의 은행, 패스트푸드점, 마트,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는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청주 꿈꾸는책방]


학교 앞에 '꿈꾸는 책방'이라는 독립책방이 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꿈꾸는 책방으로 자주 체험학습을 갔다.

문을 들어서면 젊은 사장님 부부는 항상 웃으면서 반겨주셨다.

책을 충분히 찾아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또는 구경만 해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간혹 책을 떨어뜨리거나 더럽혀지는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하신다.

'꿈꾸는 책방'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능숙하게 서점이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몇 년 전 개인적인 책을 사러 그곳을 갔더니

사장님 부부가 아닌 다른 분이 계셨다.

예전의 사장님 부부는 개인 사정으로 이곳을 접고 제주도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쉽고 서운했다.


우연히 제주도 작은 마을에 농가를 고쳐 독립서점을 다시 꾸렸다는 사장님 부부 소식을 들었다.

오랜 친구를 찾은 것처럼 반가웠다. 책방의 이름을 수소문 하니 소리소문(小里小文)이란다.

인스타에도 책방 계정이 있는데 낡은 농가를 멋지게 책방으로 탈바꿈하였다.


소리소문 책방을 보면서 펜을 들어 스케치를 하고 붓칠을 하였다.

예전의 사장님 부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렸고 언젠간 만나게 되면 선물로 주고 싶었다.


재작년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간 김에 소리소문 책방을 찾아갔다.

00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로 '꿈꾸는 책방'으로 아이들과 자주 찾아갔었다고 하였더니

사모님이 반갑게 웃으시며 사장님을 부르셨다.

나는 사장님 내외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책과 많이 친숙해지게 되었다고

항상 반갑게 부담없이 맞이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삿말을 전했다.

그리고 예전에 그린 그림을 드렸다.


[제주 소리소문 책방]


사장님 부부는 뜻밖의 선물이라는 밝은 표정으로 감사하다고 하시는데

부족한 제 그림을 좋아하시는 것 자체가 내가 그림을 그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최근에 소리소문을 찾아보았더니

예전의 공간에서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을 하였다고 한다.

그 공간 또한 직접 만드셨고 동네의 따뜻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누구에게나 가식없이 환하게 반겨주고 따뜻한 사랑방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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