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음이 답답하면 그림을 그립니다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는 물건이 있는 것 같다.
제주 대평포구
by
소정
Jun 25. 2022
남들이 보았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물건이
자신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가 주신 손목시계, 첫 월급으로 산 가방, 헤어진 연인과 처음으로 산 커플티...
나 또한 10년 넘은 낡은 방석이 있는데 외할머니의 유품이라 버리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물건 중에서도 그 사람의 인생이 느껴지는 물건도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바라보면 마치 한 사람의 인생사가 펼쳐지는 듯한 감정이 일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몇 해 전 제주도 여행 중 대평포구를 걷고 있었다.
걷다 보니 한쪽 벽에 테왁망사리가 걸어져 있는 공간을 보았다.
한참을 서서 바라보고 있는데 테왁망사리마다 해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느껴졌다.
노인이 된 해녀는 수십 년 물질을 하면서 자식농사에 자신의 삶을 바쳤겠지.
그리고 지금은 손녀 손자의 용돈 줄 마음으로 물질을 나가실 거야.
그 옛날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있어 해녀를 선택한 사람도 있겠지.
매일 물질을 하면서 젊었을 때보다 지금의 수확량이 적다고 한탄도 하실 거야.
어떤 날은 생각지도 못한 몇 년 산 자연산 전복을 따 설레는 마음으로 귀선 할 거야.
저 빛바랜 낡은 망사리는 가장 어른 삼촌의 고단함이 배어 있는 것 같다.
저 반짝반짝한 테왁망사리는 이제 물질을 시작한 막내는 설레고 하고 두렵기도 할 거야.
해녀들의 삶을 상상하는 동안 기쁨, 행복보다 애환이 나를 덮쳐왔다.
해질 무렵이라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보이는 해녀들의 애환 섞인 삶이 각인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미디어는 강한 임팩트가 필요하니 해녀들을 고단하고 힘든 삶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한동안 해녀들의 이런저런 삶에 대해 상상하다가 스케치북과 펜을 들었다.
그리고 빠른 스케치로 그곳에서 느낀 감정과 기억을 기록한다.
keyword
제주
해녀
여행
22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소정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우리 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저자
일상 속 공간과 풍경을 그리고 글을 담습니다. 여행드로잉에세이 <우리가족은 바람길 여행을 떠났다 >를 썼습니다.
팔로워
276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기독교 신자지만 교회보다 성당이 좋다.
한 마을이 관광지가 되면서 겪게 되는 이질감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