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이상하게 새벽에 잠이 깼다. 그리고 그땐 집에 tv가 있었으니까 습관적으로 tv를 켜고 멍한 눈으로 침대모서리에 앉아 화면을 보고 있었다. 조문도 가지 않았고 , 그날 눈물 흘린 이후로 크게 운 적도 없다. 믿을 수 없는 마음과 부정하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체념이 복잡하게 뒤섞여서 분노라는 감정으로 응축되고 내 주변에서 그를 욕하던 사람들을 향해 발산했다.
그러니까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나도 잘 몰랐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나도 노풍을 얻어맞고 정신을 못차리던 팬심 가득한 사람이었으니까. 분명 나도 치우쳐있었으니까 그런 내가 누구에게 정확한 근거를 들어가면서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겠느냐고 자문하면서 침묵했다.
돌아가신 후 그당시 정권에 대한 증오가 너무 깊었다. 옹졸한 자가 권력을 잡았을 때 그것이 어떻게 남용되는지를 너무 뼈저리게 느꼈다. 하. 나쁜 새끼.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
보면서 그의 매력이나 인간미보다는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뜨거웠고 그들이 아직도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다들 밝게 빛나는 눈으로 그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한다. 한없이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피할 수 없는 사건을 떠올리고 눈물들이 그렁그렁 맺히고 얼굴을 찡그리며 결국 울음을 토해내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같이 코가 부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울었다.
사실은 거의 처음 그의 등이 나올 때부터 울었다. 가족의 죽음을 제외하고 내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많이 슬퍼하고 운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많이 울었다. <변호인>을 보고나서도 울고 팟캐스트 이이제이에서 노무현편을 찾아듣고 같이 꺼이꺼이 울고 이번에도 내내 울다가 버스에서도 울고 어땠냐는 친구의 물음에도 혼자 울었다. 하루종일 눈이 쑤시고 아플 정도였다.
인터뷰이중 한 분이 (성함은 잘 기억나지 않는) 그랬다. "그분이 화를 내고 큰 소리를 치는데 그 밑에 슬픔이 느껴지면 이미 그 분에게 중독된 거다. " 좋다고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중독 안되는 것이 이상하지.
울산경선에서 감격하여 울고 강원경선에서 안심하여 울고 인천경선에서 그 유명한 연설장면을 보고 다시 한 번 울었다. 감격의 순간이 슬픔의 순간으로 바뀔 때 또 한 번 소리죽여 울었다.
아...나 정말 많이 울었구나.
숨을 못쉴 정도로 코가 팅팅 부어서 중간에 이인제 화내고 헛소리 할 때 가라앉히고 또울고.
+냉정하게 돌이켜보자면 그렇게 슬플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슬퍼하고 안타까워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서 그렇게 일찍 투표소에 가서 투표한 것도 처음이었고 그리고 간절히 바란 것도 처음이었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을 편들어준 것도 처음이었고 퇴임후까지 들여다보던 사람도 처음이었다. 유시민 작가의 말대로 나에게도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던 거다.
+하루종일 눈이 뜨겁고 가슴이 저릿하여서 우울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