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스럽터 Apr 28. 2024

창업 일기(2) - 처음이라 힘든 당신에게

2024.2

저희 회사에는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3개월 수습 기간이 있습니다. 물론 채용할 때부터 우리 구성원이라는 생각으로 맞이하지만, 안타깝게도 가끔은 그 시간을 통해 서로 헤어지기도 하는데요. 헤어지는 이유는 아주 다양합니다.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조금만 견디면 나아질 텐데, 힘들어서 포기하는 경우를 볼 때입니다. 그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1. 처음은 누구에게나 힘듭니다.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수습 기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힘든 시간입니다. 신입들은 회사 생활, 업무 모든 것들이 처음이니 힘든 것이 당연합니다. 업무가 익숙한 경력직들에게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일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수습 기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것에 있어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듭니다. 운동을 처음 할 때, 달리기를 처음 할 때, 새로운 언어를 처음 배울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근육통이 더 크고, 피로도도 높습니다. 그런데 꾸준히 하다 보면 처음에는 그렇게 힘들었던 것들도 쉽게 해낼 수 있는 날이 옵니다. 자연스레 몸과 마음이 거기에 적응을 한 것이죠. 그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낸 덕분입니다.


2. 나를 힘들게 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찾습니다. 

처음이라 일을 잘 해내지 못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잘 해낼 수 없는 다양한 이유를 말합니다. 직무 또는 회사가 잘 맞지 않는다거나, 고객사가 이상하다거나,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하지만 내가 말하고 있는 그 이유가 본질적인 이유가 정말 맞는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합리화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나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힘든 시기에는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채 자기 보호 본능에 의해 내부가 아닌 외부적인 요인들에서 이유를 찾기 때문입니다. 그래야지만 자신이 약하거나 무능력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와 사람들에게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을 보호해서 생존하는 것이 우선순위였던 인간에게는 어쩌면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아주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과 자기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본질적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3.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보세요.

본질적인 이유를 찾았다면 이제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힘든 상황에서 최악의 행동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계속 불평만 하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그만두기 전에 내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꼭 물어보세요. 최선도 다해보지 않은채로 포기해버리면, 시간이 지나도 미련과 후회가 남습니다. 

4.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최선을 다해보았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버틴다'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게는 수동적이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저는 시간이 흐를수록 버티는 힘의 위대함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버티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더 강해집니다. 물론 버틴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조금만 버티면 나아질 상황인데 지금 당장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너무 일찍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버틴다는 것은 그저 말없이 순종만 하는 수동적인 상태를 이야기 하는게 아니다. 버틴다는 것은 내적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나 모멸감, 부당함 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외부에서 주어진 기대 행동에 나를 맞추면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하는 매우 역동적인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버틴다는 것은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아내는 것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이루는 과정에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일의 의미와 절박성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필요한 것들을 재정비하며 결국은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러므로 버티어 살아남은 법을 배운다는 것은 그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5. 모든 점은 연결됩니다.

처음에 빠르게 포기하는 사람들은 혹여나 지금 나의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닐까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갑니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내가 가고자 하는 그곳과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나중에 어떻게 연결되고 도움이 될지는 당시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만 선들이 보이고, 점들이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그 점이 잘못 찍은 점일 수도 있는데, 그러면 선을 잇지 않으면 됩니다. 점하나 잘못 찍었다고 인생 망하지 않습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우리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장애물을 만나고, 수많은 실패를 겪게 됩니다. 특히나 초반에는 나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힘들고, 더 많은 배움과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그 시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나를 갈고 닦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왔을 때 스스로가 준비가 되어 있으면 찾아온 기회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처음이라 힘들다면, 힘든 것이 당연하다고, 지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수습 기간에 힘들어하는 우리 구성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며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정리해 보았는데 다시 읽어보니 제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더군요. 사업이 처음이라, 대표가 처음이라 모든 것이 힘든 저에게 해주고 싶던 말이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위로와 힘을 얻었네요.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하신 분들, 이직하신 분들, 처음 리더를 맡으신 분들, 사업을 처음 시작하신 분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신 분들.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저희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었지만 아직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곳에 공유합니다. 

처음이라 힘든 당신, 응원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창업 일기(1) - 새로운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