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근력 키우기
성인이 되고 난 이후부터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 그러고 보니 독서를 시작한 지는 벌써 10년이 넘었고, 독서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된 것은 5년이 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세상에 대해서 알게 되고, 깨달음을 얻는 그 순간이 짜릿하고 행복하다. 특히나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할 때는 독서의 재미가 배가 된다.
이렇게 독서를 꾸준히 하다 보니 몇 년 전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책 읽기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나의 생각과 관점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이제는 그동안의 Input을 Output으로 표출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동안 읽어왔던 책 속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워낙 강조했던 내용들이 많아서 내 무의식 속에 '글쓰기'의 중요성이 자리 잡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매 순간 배우고 느끼는 나의 감정과 경험들을 남겨놓지 않으니 뭔가 사라지는 것 같아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긴 했는데, 막상 글을 쓰려하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아직 글을 쓸 때가 아닌가' '좀 더 준비되면 시작할까' '좀 더 쓸 거리가 있을 때 시작해야지..'라고 변명거리를 찾으면서 몇 개월 동안 블로그를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면서 시작 자체를 못했었다. 도대체 왜 이럴까,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그 욕심을 잠시 내려 두고 일단 한 줄이라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쓰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글이 쓰고 싶은 날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써보기로 했다. 그렇게 재작년 9월부터 내 비밀 일기장 같은 블로그에 비공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글을 막상 써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았고, 그렇게 힘이 들지도 않았다. 그전까지는 내가 너무 글쓰기에 대해서 긴장하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바라봤던 것이다. 때때로 잘하고 싶고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이 어려운 순간이 찾아올 때는 이렇게 힘을 빼고 작고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글을 써보니 글쓰기의 장점들이 참 많았다. 내 머릿속에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던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고, 내 생각을 일관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논리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썼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몰랐던 내 감정을 알게 되고,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나의 관점에서 당시의 사건과 생각을 글으로 기록함으로써 나만의 시간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얻은 깨달음이나 배움들은 독서할 때보다 더 진하게 오래 남았다.
그렇게 글쓰기 근육을 조금씩 다져나가고 있었는데 최근 창업을 준비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급격히 없어지고 하루 종일 그 생각만 온종일 하니 혼자 조용히 실천해왔던 글쓰기를 몇 개월간 놓아버린 나를 발견했다. 나의 의지를 채찍질 하기보다는 내가 오래 지속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방식을 바꿔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주제를 정해서 써볼 것.
공개 글로 작성해 볼 것.
그동안 썼던 글을 읽어보니 두서가 없고, 논리력도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위와 같은 변화를 줘서 잠시 놓아두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내 글솜씨는 여전히 부족하고 미숙하지만 처음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을 때처럼 힘을 빼고 작은 것부터 일단 시작해 보려 한다.
Stay tu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