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일단은 기대작이었다.
나도 이 작품이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통해 어느정도 회복한듯했던
MCU에 대한 팬심텐션을 그대로 이어가게 해줄것이라 믿었으니까.
그러나 막상 열어보니 이 작품.
흥행과는 별개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있다.
누군가 내게 이 영화에 대해
호냐 불호냐 둘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좋았던 요소들도 있었지만. 나는 불호쪽에 손을 들것 같다.
샘레이미의 공포적인 연출 때문은 아니다.
지루하지 않게 보긴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고해서 모두 좋은 영화는 아니지.
유감이지만 이번 리뷰는 비판점을 중심으로 한 리뷰가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차원을 넘나들며 멀티버스를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는
"아메리카 차베즈"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둘러싸고
그 애를 잡아서 능력을 빼앗으려는 완다와 그런 완다로부터
아메리카 차베즈를 지키려는 닥터스트레인지의 쫒고 쫒기는 추격전이 중심이다.
영화 자체가 전반적으로 정신없이 바쁘다.
추격전이 중심이 된다는걸 감안해도 말이다.
정해진 러닝타임동안 마치 무언가에 쫒기듯이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기 바쁘다.
차라리 디플에서 드라마 시리즈의 형식으로 풀어내는게 오히려 더 낫지 않았을까?
예전에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에서 이런 느낌을 받은적이 있는데
그건 팀업무비의 거대한 스케일에 수많은 캐릭터를 보여줘야해서 용인되는 부분이었지
개인 히어로 무비에서 이 정도의 쫒기는 듯한 전개를 통해 얻는게 과연 무엇일까 싶었다.
또한 이 영화는 연속적으로 자극적인걸 보여주는데 급급하다.
그 자극의 충격이 그렇게 의미가 있거나 영양가가 있는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공포적인 연출이야 감독의 특기와 장기를 영화에 살린것이니 그러려니 했지만
뭔가 있을거 같았던 걸출한 카메오들의 의미없고 아쉬운 활용은 아쉬웠다.
안그래도 MCU의 영화들은 20편이 훌쩍넘는 갯수의 영화들로 누적되어온
서사와 진입장벽이 있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완다비전]이라는
OTT서비스의 드라마까지 따로 챙겨보지 않으면 ...
제대로 이해를 못하거나, 정상적으로 즐길 수가 없는 수준으로
라이트한 관객들을 배제하는 장벽 위의 장벽을 쌓아놓았다는걸
MCU라는 프렌차이즈가 스스로 과시하고있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가장 최악인 부분은 그 잘난 장벽을 너머에 있는게 확실한 만족과 즐거움이 아닌
급발진하듯이 변해버리고, 훼손되어있는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의 한 축인
완다의 캐릭터붕괴가 ... 심각하다.
이 영화는 후속작임에도 불구하고
전작들을 통해 쌓여진 친숙한 캐릭터들의 서사
그리고 그것의 자연스러운 연결이라는 점에서
온전한 작품하나로 관객들을 납득시키고, 이입시키는데 실패했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주인공 닥터스트레인지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메인 빌런인 완다(a,k.a 스칼렛위치) 를 이해하는데 필수요소격 역활을 하는 드라마.
[완다비전]의 감상을 완료한 관객 입장에서봐도 난 이 캐릭터가 너무 급변했다고 느꼈다.
내가 그렇다는건 드라마를 안본 사람들이 느낄 이질감은 더 심할거라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완다의 캐릭터의 변화가 매우 갑작스러웠고,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개인의 소망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자유와 생명을 앗아가는 것에 대해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고뇌하고, 성장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던
드라마의 완다가 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목적에 필요하거나 방해된다는 이유로
어떤 잔인하고 심한 짓도 기꺼이 실행하면서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삶을 말그대로 거침없이 초토화키는걸보며
이 인간 그냥 막나가기로 했구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부터 빌런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최종 해결책으로서 "비샨티의 책"이라는 아이템을
그렇게 띄워주더니 극중반에 매우 허무하게 의미가 없어지고...
그럼 이제 무엇으로 먼치킨 완다를 막겠나 싶더니
그 최종 해결책이 완다의 반성이었다.
좀비 닥스의 빙의라던가, 차베즈의 능력 컨트롤이라던가
하는 요소들은 결국 "완다의 반성" 으로 가기위한 과정의 일부였을 뿐,
문제를 해결한건 완다 본인의 반성이었다.
완다라는 인물을 초반부터 캐붕시키면서 그렇게 악당으로 설정했으면
이 영화에서 그 일관성이라도 유지를 하던가.
결말부에서 완다가 자신의 최종 목적이었던 아이들이
자신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걸 눈으로 직접보고나서
너무 쉽게 설득되고 교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것도
개인적으로 매우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웡, 닥터스트레인지, 아메리카 차베즈 등등
극중 완다와 맞서는 모든 인물들이
완다와 같이 출연할 때마다 진심을 다해서
열변하며 충고하고 조언을 했던게 바로 그 상황이였는데 말이다.
아니, 말로 들을 때는 죽어도 깨닫지 못하고 설득안당하다가
한번 직접겪었다고 그게 설득이 된다니 ?!!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대체 캐릭터를 얼마나 감정적이고 어리석게 만든거지.. 싶었다.
결국 이 영화는 내게 있어서 어떤 인상을 남긴 영화였는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옳지 않게된 라그나로크" 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MCU영화중 재미있게 봤던 영화인
토르 시리즈의 3번째 작품 [라그나로크]는
이전에 존재했던 상식과 설정, 캐릭터를 과감히 개편하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이 다소 재미없고 만족스럽지 않았던 토르1,2편의 속편으로서 기능했기에
꽤나 즐겁웠고 반가웠던 충격이었다면 이 영화는 그와 반대다.
준수한 퀄리티로 재미와 즐거움을 주었던 [닥터스트레인지]의 후속편으로서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라그나로크와 동일한 정도의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내가 기대했거나 원했던 충격이 아니었다는게 결정적인 차별점이 되겠다.
P.S
그런데 이 영화.. 어쩃든 닥터스트레인지 영화인데
닥터스트레인지 얘기를 거의 안하고 완다 얘기만 실컷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