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다소 까는게 많을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조만간 이 영화를 볼 예정이라며
친한 지인인 영화 좀 즐기는 랜선브로, K형과 통화하며 얘기를 꺼냈을떄
아직 이 영화를 보지도 않은 K형이 내게 이런 충고를 해줬던게 기억난다.
이따금씩 배우가 상업영화나 굵직한 대작 찍기전에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으로 관객이고, 흥행이고 신경끄고
순수하게 자신의 예술혼으로 흥미와 재미를 충족하기 위해서 찍는
이른바 [직업적 레저활동] 스타일의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 딱,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충고 ㅋㅋ
그리고
나는 그럴 수록 리뷰를 쓸 때 할(깔)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제법 있을거 같다, 그래서 관람하겠다는 대답을 했었더랬다.
실제로 어떤 인간이 수학이란 학문에 재미를 느끼는걸 넘어
수학을 사랑하기까지 한다면, 그건 그냥 변태다..라고 생각하지만
영화의 등장인물이라면, 그걸 연출로 설득하기 나름이겠다...라는 생각을 한거다.
그리하여 영화관을 찾아가 관람했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관람을 하고나니, 앗아아...
이 영화, [연출도 못했네...]
그렇다. 연출"만" 못한거면 다행인데, 연출"도" 못했다.
일단 연출
세상 모든 물질, 현상들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게 가능하다며
시장에 있는 과일에 원과 직선, 지름, 반지름, 숫자 같은거
아무리 이쁘게 그려놓고 그래도 나는 현혹되지 않는다는거다.
인생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지 알게되면
수학이 얼마나 단순한지 알게 된다고?
"저기...그래도 나는 그냥 인생살게요. "
그리고, 그 연출에 제자가 납득하지 못하는 눈치를 보이자
악보에 음표대신 숫자, 파이, 원주율 같은걸 대입하여
귀여운 괴짜 여학생과 아름다운 듀엣 연주를 보여주어도
나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거다.
아무리 교내의 유쾌한 비밀 동아리 활동같은 느낌의 연출을 보여준다고해도
수학이라는게 그렇게 만만한게 아니잖으앙아아ㅏ!!!!
이른바 수포자(수학포기자) 인 주인공이 그걸로 몇달만에
그야말로 천재들만 모인 교내에서 수학의 제왕이 되는게
어디 말이되는거냐고 ;;;
비밀강의실에서 비밀강의하며
주인공에게 지혼자 신나가지고 수학이 아름답네 어쩌네 하는 모습은
뭐랄까.. 마치, 최민식 배우가 "악마를 보았다" 에서 악역으로 등장할떄
"내가 너 좋아하면 안되냐?" 를 시전하는 소름끼치는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오버랩 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말넘심인가 ㅋㅋㅋ 근데 후련하네 ㅋㅋ
요는 거기서 상황이 전혀 다르고, 희생자가 없을뿐이지.
그런 안일한 연출가지고 관객을 납득시킬 생각을 했다는게 놀랍다는거다.
그리고 메세지.
이 영화는 메세지가 드럽게 많다.
메세지에서 뭔가 보여주고, 말하고 싶은 주제가 드럽게 많은데
자기가 무엇에 집중해야할지 끝내 결정을 못한것처럼 보였던 영화였다.
저소득층 청소년 삶의 애환, 탈북자의 삶의 애환
우리나라 사교육의 비리와 병폐
우리나라 교육전반에 깔려있는 엘리트주의에 대한 비판
문제를 풀기위한 기술과 정답만을 강요하는 사회
옳지 않은 문제에서는 올바른 답이 나올 수없다는 주제
사회계층에 대한 인식과 각종 차별의 민낮
학문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열정이 이기적인 이해관계들로 인해
상처입고 망가지는 과정.
자신을 믿는 도전정신, 너무 많은것을 알고있는 천재의 비극 등등
말하고자하는게 몇 개야 젠장, 그리고 죄다 겉핥기잖아?
방법도 세련되지 못하게 구리고 말이지.
개인적으로 제일 구렸던 원탑을 꼽자면
결말부 악역의 악행이 노출당하며 민낮을 보여주는 묘사였는데..
뭔가 바보같은 상황에 있는 바보같았다.
하아...
오죽하면 내가 영화 말미에 제발 뻔하지만 제대로된 "신파"라도 시도해서
이 영화가 날 좀 울려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그러고보면
이 영화와 비슷한 결을 가진 "굿윌헌팅"이라는 해외 수작영화가 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그 "굿윌헌팅"이 보여준 감성으로
뭐랄까... 성공적인 국내 로컬라이징을 노리고 만든게 없지않아 있는 느낌의 영화다.
사실, 일개 관객인 나도 영화만드는거 잘 모르지만
관객입장에서 이 영화 감독님에게 한마디만 하자면...
"감독님, 아무래도 그거 그렇게 하는거 아닌거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