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레드원" 이라는 영화를 보러 야탑 CGV 영화관에 갔었다. 이래저래 꽤 반가운 배우들이 한 자리에 나오는 만족스런 영화였다. (특히 루시 리우 누님 ㅎㅎ) 그렇다고 지금 그 영화의 리뷰를 하려는건 아니고, 이번 시간에는 "영화관" 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한다.
내가 갔던 이 야탑 CGV 영화관의 경우. 영화관이 있는 건물자체는 덩치가 거대하지만, 실제로 활성화가 되어있는 느낌의 카페, 패션 매장등이 주로 붙어있는1층을 제외하면 지하에 CGV 상영관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일련의 풍경들은 뭐랄까... 전반적으로 폐업절차를 밟고 있는 상가 같은 아련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나는 왠지 그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즐겨왔고, 사랑했던 영화관 문화의 디스토피아적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는것 같아서 이곳에 올 떄마다 뭔가 중독성있는 씁쓸함을 느꼈다. 그래서 이사오고 이용해본지 얼마 안됬는데도 불구하고 이 장소에 왠지모를 노스텔지어를 가지고 있는건지도...
건물도 건물이지만, 영화관 내부도 많이 사람들로 채워져있다고 보기는 힘들게 굉장히 횅~한 느낌이다. 여기만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최근에 영화관을 가보면 늘 사람이 많지 않았던거 같다. 이제는 눈으로 즐기는 시청매체의 주도권이 그냥 각자가 시청하고 즐기는 OTT로 넘어가버린 시대가 되었기 때문일까? 아마도 그럴거다. 가만 생각해보면 MCU의 히어로영화들이 병신같이 되기 이전에 히어로영화의 부흥과 황금기를 그 시대의 사람들과 함께 관람석을 꽉채워가며 경험했었던 것이 이제는 꽤 머나먼 일처럼 느껴지니까 말이다.
그렇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 왠간한 대작이 아니고서야 다수의 사람들이 영화관이라는 같은 공간안에서 같은 스크린에 나오는 영화를 보며 함께 감동하고, 스릴을 느끼고, 웃고, 울고 실망하거나 감탄을 했던 현장감있는 멋진 경험들이 이제는 많이 희귀해진거 같다고 체감한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경험들로부터 제법 적잖은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고, 위로를 받았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지금도 여전하지만), 내 삶을 그나마 풍요롭게 해줬던 이 문화에 대해 여전히 소비자를 자처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더 마블스" 같은 아무영화나 무작정 관람하는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볼만하거나, 흥미가 생기는 개봉작이 걸려있을 때 영화관으로 보러가는 것이지만 말이다.
이 문화의 숨통을 잡고있거나, 대세를 주도하는 이들이 신경쓰는지, 알아주는지 어떠한지는 별로 상관없다. 그냥 개인적인 고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 세상에서 영화관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을 단 하루라도 더 늦추고 싶은거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