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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ttomato Nov 27. 2019

힘듦의 올바른 전이

 우리가 어떠한 감정의 먹이가 되었을 때,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정을 어떻게 분출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에게 감정을 내뿜는다. 평소 다른 이의 고민을 들어주길 좋아하고 또 나에게 쉽게 털어놓는 사람들 덕에 그 과정에서 성찰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곤 했다.


 "고마워, 너랑 얘기하니까 많이 풀렸어. 한결 기분이 좋아졌어." 맺힌 감정을 분출시키고 나면 항상 밀려드는 후회와 함께 마지막엔 부드럽게 마무리지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정말이지 너무 힘들어 눈물이 나는 순간을 친구나 가족에게 내색하지 않고 혼자 담아두려하는 습성이 생겼다. 한 템포 쉬었다가 끝끝내 얘길 꺼내지 못했어도 어차피 또 언제나 그랬듯 시간이 스스로 해결해주었으니까. 


 내게 도움이 됐던 건, 갑자기 나오라는 연락과 맥주 한잔, 의식의 흐름대로 주고받는 시시콜콜한 대화, 창밖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드라이빙, 함께 과자를 먹으며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예능 한 편, 코인 노래방에서 천 원으로 신나게 푸는 스트레스, 아무 말없이 따스한 품으로 감싸주는 포옹. 그거면 충분했다.


힘내라는 말 한마디보다 든든한 내 편이란 생각이 훨씬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고민 가득해 지새운 밤들에

안쓰러운 목소리

너의 눈빛 바라보기 미안해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앓던 마음 보이기가 싫었던

미련한 자존심 지켜주던 너


변해가는 나를 봐주겠니

나도 널 지켜볼게 혹시 지쳐가는지

어떻게 항상 행복해

미울 때 지겨울 때도

저 깊은 곳에 하나쯤 믿는 구석에

웅크린 채로 견뎌


등을 맞대 보면 알 수 있어

우린 서롤 기댄 채 살아가고 있음을

그 편안함이 소중해 살짝만 뒤돌아보면

입 맞출 수 있는 거리

그렇게 지탱해줘 우리 날들에


<윤종신-기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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