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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ttomato Nov 21. 2019

점심시간

11.20.2019

"갑자기 화장실에서 꽝 소리가 나더니 글쎄 그 사람이 쓰러졌대잖아. 혀가 턱 밑까지 나와서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는데, 그걸 와이프가 발견했대."

"어머어머 심장마비라니.. 진짜 심장마비가 제일 끔찍해요."

"내가 그 사람이랑 작년 땡스기빙 때 같이 터키도 뜯었는데.. 와 진짜 대박 충격."

"으.. 그전에 증상 같은 것도 없었대요? 심장마비가 제일 무서운 것 같아요."

"그 사람 자식도 있잖아. 와이프랑 자식 너무 불쌍하다."

"와이프 놀라 자빠졌지. 장례식장 갔는데 난리도 아니었어. 부부동반 모임에서 처음 봤을 때랑 딴판 됐어. 완전 사람이 다 쪼그라들었더라고."

"어휴.. 제때 제때 건강검진받아 다들. 이 나이에 일만 하다 죽으면 너무 분하잖아."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길에 가다가 갑자기 트럭이........(어쩌고 저쩌고)"


사진에 블러 효과를 주듯 점점 그들의 대화가 웅얼거리며 멀어졌다.

핸드폰만 멍하니 바라보다 눈 밑에 작은 경련이 일었다.

나도 모르게 다 마셔버린 커피 탓인지 심장이 쿵쾅거렸다.


한 순간에 소중한 것을 잃는

그 슬픔을 모르는 사람들의 대화에 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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