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8.21
밀리의 서재로 전자책을 절반쯤 읽고 있는데 남편이 말을 건넸다.
“어? 이 책 집에 있는데.”
“결혼하는 부부들을 위한 책 같은데 이걸 봤어?”
“응. 혼자 살 때 이미 봤지. 나중에 결혼 잘하려고.”
성당에 다니는 우리는 법륜스님의 팬이다.
여러 신을 섬기는 다신교도가 아니라 올바른 성직자의 말씀은 어느 종교나 교훈을 주며 정신적, 도덕적 지도를 해주기 때문에 각각의 종교를 인정한다.
법륜스님 말씀은 냉정하지만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힘이 있다.
한국에 계신 우리 어머니도 나를 미국에 보내고 유튜브로 법륜스님 강연을 들으면서 외로운 마음을 많이 다스리셨다고 한다. 나도 가끔 유튜브를 보면 사람들이 고민을 스님께 털어놓는데 세상에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는 사연들이 많다. 허무할 정도로 법륜스님은 ‘그게 뭐가 문제예요?’라고 말씀하시며 행복과 슬픔은 내 안에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신다.
나는 이미 남편과 결혼생활을 시작한 신혼인 동시에 몇 달 뒤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의 입장인지라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주례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그런지 스님은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원만히 갈등을 해결해나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집필하신 것 같다. 이 책에서 법륜스님은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한 방법론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에 대해 다루고 결국 내 마음을 다스려야 문제가 해결됨을 알려주신다. 스님 특유의 툭 던지시는 삶의 물음과 명쾌한 해설은 같은 구절을 여러 번 읽을 정도로 머릿속에 기억하고 싶은 좋은 말들이 많았다.
쉽게 읽히지만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솔로나 커플 그리고 부부 모두가 읽어도 좋을 책이다.
상대의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 놓고, 왜 그림과 다르냐고 상대를 비난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마음이나 착각이 나 자신과 상대,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상대를 사랑해서 만났다면 좋은 것만 가지려 할 게 아니라, 상대의 상처도 치유해 줄 줄 알아야 합니다.
결혼한 사람은 늘 자기를 돌아봐야 합니다. 항상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상대가 상처 입지 않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무엇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스님의 주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