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프로젝트 1단계 남녀 이해 도서(4)
드디어 원더우먼 프로젝트 1단계 마지막 책 리뷰를 쓰고 있다. 원더우먼 프로젝트 남녀 이해 도서(3)는 직장에서 만난 화성남자, 금성 여자였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과제를 채워 브런치에는 올리지 않았다.
원더우먼 프로젝트 1단계 남녀 이해 도서 마지막 책은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의 린인(LEAN IN)이다. 난 과제를 하기 전까지 이 유명한 저자를 알지 못했다. 셰릴 샌드버그가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라는 정보만 알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린인을 읽고 나서의 내 소감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더 이상 아내, 엄마라는 역할에 매여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말자!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그 말을 이제 스스로에게 하자!'라는 결심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셰릴 샌드버그는 말한다.
해가 지나면서 여성 친구들과 동료들이 하나둘씩 직장을 그만두기 시작했다. 스스로 선택해서 떠나는 여성도 있었고, 융통성을 허용하지 않는 회사에 떠밀리거나, 집안일과 육아를 분담하지 않는 배우자의 요구로 낭패감에 휩싸여 떠나는 여성도 있었다. 직장에 남아 있더라도 주변의 대단한 기대를 충족시키겠다는 야망을 줄였다.
책장을 넘기면서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결혼 5년 만에 난 셰릴 샌드버그가 말하는 그 여성 친구들과 동료들과 비슷해지고 있었음을 객관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이 어쩔 수 없었노라고 말하며 난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으로 지난 5년을 살아온 것 같았다.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싸우기보다는 잃어가는 빛에 속상해하며 울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를 위해, 내 딸을 위해 그리고 친구와 동료들을 위해 현실 타협을 멈추고 꿈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아내이고 엄마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맞서 고민하고 조율하며 멋지게 해결해나가야겠다는 용기를 내게 되었다.
셰릴 샌드버그는 '혁명을 내면화하자'란 제목의 서문에 '나는 이 책을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 목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겨냥해서 썼다. 이 책은 어떤 목표를 추구하든 의욕을 품고 달려들어 일을 추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라고 했다. 난 나에겐 어떤 목표가 있는가? 내 삶 그리고 가치, 꿈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이 책의 책장을 넘겨갔다. 책장을 넘길수록 한 가지 분명 해지는 건 내 삶의 목표가 좋은 아내가 되는 것 또는 좋은 엄마가 되는 것 그 이상이라는 사실이었다. 남과 다른 목표와 꿈이 있다면 삶에서 해결해나가야 하는 장애물도 남과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내가 만나고 있고 만나게 될 장애물에 대한 이야기를 셰릴 샌드버그와 대화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남녀 이해 도서(2) 소모되는 남자에서도 언급이 되었던 부분이다. 고분고분하고 교사가 지목해야 손을 들고 발표하는 여성의 행동 방식은 학교 안에서는 높이 평가받을지 모르지만 직장에서는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경력을 쌓으려면 위험을 감수하고 자기 견해를 주장해야 할 때가 많다.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남성이 여성보다 많으므로 남성 리더가 여성 리더보다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성이 리더가 되려면 남성보다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꿈을 갖고 최선을 하고 있다면 내 분야에서는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리더라는 자리는 장애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그 장애물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장애물이 등장했다고 해서 그것이 꿈과 목표를 포기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넘어야 하고 이겨내면 그뿐이다.
많은 여자들이 남의 인정을 받아도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마치 착오라도 있는 것처럼 분에 넘친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다양한 산업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러 가지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업무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반면 여성은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거울을 보며 '나 좀 괜찮은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남자가 다수인 것에 비해 다수의 여자는 심지어 날씬한 여자도 '나 살을 좀 빼야 할 것 같아.'라고 생각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책을 읽으며 셰릴 샌드버그의 주장이 수긍되었다.
성공의 원인을 물으면 남성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지닌 자질과 기술 덕택이라고 하는 반면 여성은 외부적 요인으로 공을 돌리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운이 좋아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실력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고 한다. 여성의 관계지향적인 성향 때문에 개인적인 자신의 성과를 말하는 것보다 주변 요인으로 공을 돌리는 것이 심리적으로 편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건 나에게도 적용이 되는 이야기이다. 직장생활을 10년 넘게 해오면서도 내가 낸 성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주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뿐더러 말을 하지 않아도 또는 에둘러 말해도 이 성과에 나의 공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돌이켜보니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모르고 에둘러 말해도 모른다. 알아서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냈다면 이것을 드러내는 것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으며 죄책감과 자기 회의로부터는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딨는가?
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인식이 있으니 여성은 '생각은 개인적으로, 행동은 공동체적으로'해야 한다는 셰릴 샌드버그의 조언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여성은 협상할 때 가능하면 '나'보다 '우리'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여성이 "올해 제가 올린 실적이 좋았습니다"보다는 "올해 저희가 올린 실적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하면 요구를 관철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그녀의 조언은 새겨들을 만했다.
만약 아내가 문지기처럼 행동해서 육아 책임을 맡기기 주저하거나 남편의 노력을 비판한다면 남편이 하는 부모 역할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남편이 부탁받지 않았는데 기저귀를 갈겠다고 일어서면 설사 아기 머리에 기저귀를 채우더라도 아내는 미소를 지어야 한다. 남편은 자기 방식대로 아기를 돌보다가 결국 올바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아내의 방식대로 아기를 돌보라고 강요하면 결국 모든 양육은 아내 몫으로 돌아온다.
셰릴 샌드버그의 말에 박장대소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공감되었다. 아이가 자꾸 넘어진다고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안아주면 그 아이는 걷기를 배울 수 없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수를 하듯 아이 아빠인 남편에게도 실수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 그래야 남편도 아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남편이 아빠가 되어야 각자 전문적인 영역을 구축하면서도 육아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난 아이와 남편에게 2시간의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원더우먼 프로젝트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카페에 나와있다. 남편이 아빠가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난 앞으로도 남편이 아빠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부부가 함께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 성공하길 원한다.
마지막으로 페이스북에 걸려 있는 포스터 가운데 셰릴 샌드버그가 가장 좋아하는 포스터에 적혀있는 글귀가 내 마음에도 들었다. '실천이 완벽보다 낫다' 달성하기 불가능한 기준을 내려놓고 슈퍼우먼 콤플렉스로부터 자유해지자. 융통성을 발휘해서 삶과 경력의 균형을 잡는 최고의 방법은 심사숙고해서 선택하고 경계를 정하고 이를 고수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조언이 힘이되고 위로가 되었다.
"지저분하지만 지저분한 환경을 받아들이세요. 복잡하겠지만 복잡함을 즐기세요. 평소에 그러리라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겠지만 예기치 않게 맞이하는 상황이 반가울 수도 있습니다. 겁내지 마세요. 마음은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직업을 네 번이나 바꾸었고 남편도 세 명이나 겪어봐서 잘 압니다." - 노라 에프런, 1996년 웰즐리대학 입학식 연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