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이버토리 Aug 09. 2019

선택이 일어나는 비밀의 지점

 Unique Good(유니크굿)

선택 과잉의 시대입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올리브영에 자주 가게 되는데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간 상황임에도 너무나 다양한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대 앞에서 선택을 못하고 한참을 서있게 됩니다. 올리브영 온라인몰에는 크림이 305품목, 립메이크업이 220품목, 여성향수가 333품목이 등록되어 있습니다.(2019년 1월말 기준) 크림 하나를 구입하려고 했을 뿐인데 305품목을 비교품평하기가 어디 쉬운가요? 향수를 구입하기 위해 333종의 향수를 모두 시향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 중 내 피부에 꼭 맞는 크림과 내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향수 하나씩을 잘 골라서 구입하기란 더욱이 쉽지 않은 미션입니다. 상품기획자로써 ‘이렇게나 많은 상품 중에서 소비자는 어떻게 선택을 하고 있을까?’가 늘 궁금합니다.


최근 서점에 들러 신간을 살펴보는데 ‘선택 받는 것들의 비밀 – 유니크굿’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선택 받을 수 있나요? 선택 받고 싶은 욕망에 답하다.’란 부제가 끌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기획하고 있는 상품이 고객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선택이 일어나는 비밀의 지점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질문에 답을 해보세요. 지금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당신은 결혼 상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에는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제 누구를 미래의 배우자로 선택할지 결정해보시죠. 신중하게 고를 것을 권해드립니다.



선택하셨나요? 선택1, 선택2 중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면 혼자 조용히 그 번호를 머릿속에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당신이 한 그 선택을 함께 살펴보죠. 당신이 여자를 골랐던 남자를 골랐던 그 선택은 각 조건들 중 네 번째 항목에서 일어났을 것입니다. 즉 남자라면 [보살펴줘야 한다 vs 스스로 척척 잘한다]의 지점에서 선택했을 것이고 여자였다면 [아저씨 vs 오빠]에서 선택했을 것입니다. 당신은 선택을 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여정을 지났습니다.


1)     먼저 선택 1과 2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건’을 탐색하고 그것들을 탈락시켜버린다.

2)     그런 다음 남은 것들 가운데 ‘고유하게 구별되는 정보’를 비교한다.

3)     고유하게 구별되는 정보 중 나쁜 것은 거절해버리고 남은 좋은 것을 ‘선택’한다.


이를 정리하면 당신은 우선 ‘착하다, 예쁘다, 잘생겼다, 경제력이 좋다’같은 동일한 특성들을 우선 탈락시켰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동일한 특성으로 더 이상 비교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으로 ‘보살펴줘야 한다 vs 스스로 척척 잘한다’ 조건과 ‘아저씨 vs 오빠’라는 서로 다른 조건을 비교하며 싫어하는 것을 먼저 제거하고 남은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이자 속성비교이론(Feature-matching model of choice)의 대가 라비 다르(Ravi Dhar) 교수와 스티븐 J. 셔먼(Steven J Sherman) 교수의 ‘선택이 일어나는 지점’을 부르는 용어 유니크굿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 것입니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화장품 연구원, 상품기획자, 마케터에게 위의 연구가 시사하는 중요한 사실은 첫째, 내가 기획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브랜드와 상품의 콘셉트와 컨텐츠가 유니크 포인트(Unique Point)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 유니크 포인트가 유니크베드(Unique Bad)하지 않고 유니크굿(Unique Good)해야 선택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니크 포인트에는 브랜드와 제품의 콘셉트, 가격, 용량, 프로모션, 모델&인플루언서, 광고&홍보 마케팅 등이 있을 것이고 내세우려는 유니크 포인트가 베드 포인트인지 굿 포인트인지는 내가 기획하려는 브랜드 또는 상품에 대한 이해,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예측하거나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뜨는 화장품이 있다고 소문이 나면 2~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비슷한 상품이 줄을 잇는 시장이 화장품 시장입니다. 유니크굿한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단순한 미투상품의 양산은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화장품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K-Beauty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수출을 책임지는 산업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다양해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유니크굿한 지점을 개발하고 기획해야 하지 않을까요?


책 유니크굿을 추천합니다. 본 칼럼은 유니크굿의 내용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위의 글은 더케이뷰티사이언스 3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