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빠르게 다가왔다. 글에 대해 책에 대해 그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친구와의 미술관여행. 이번엔 간송미술관이다.
저번 전시 충무아트센터에서 했던 《Confession to the Earth》를 친구가 제안하여 환경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진작품에 대한 또 다른 시간과 울림을 느꼈고 함께한 벗과의 전시회 이야기 및 함께 사진을 찍어 주고받는 시간을 의미 있게 여겨, 이번 전시는 내가 제안하고 함께 시간을 맞춘 뒤 오늘 동행했다. 전시회 가는 길은 언제나 음악과 함께였는데 이번엔 친구와 나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했다. 여고생들 마냥 여대생 마냥 잠시 아이들의 엄마임을 잊어본다.
함께한 친구는《백임당풍속화첩》 '정인함죽'이 기억에 남는다 하였고, 나는 박숙현 선생님의 개인전을 보고 다음으로 간 미술관이어서 인지 19세기 남계우의 '석죽호접; 파랭이꽃과 나비' '자원호접; 개미취꽃과 나비' 화폭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초충도의 부분 소재였던 나비가 19세기부터 호접도의 중심 소재로 유행하였다. 남계우는 S대학원 미술사학과를 도전하던 시절 기억에 남는 나비를 잘 그렸던 화가였다.
나비의 접 한자가 80세 노인을 뜻하는 질 발음과 같고, 패랭이 꽃의 한자인 석죽과 축수;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발음과 같아 장수의 의미를 내포한다. 화재(그림의 소재)와 화의(그림의 뜻)가 조화를 멋지게 이룬 가작(아름다운 작품)이다.
많은 공부를 10개월에 S대학원생께 과외받으며 열심히 공부하던 나는 이미 상경계열 졸업생으로 인문대 공부를 머리에 넣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욱여넣은 결과로 미술사학적 용어와 국민학생 때 지리산 청학동에서 익혀 알게 된 한자로 인해 도록의 글을 보며 이해하기가 그리 버겁지만은 않다. 용기를 가지고 더 나아가보자.
도록을 꼭 구매 하시기를 추천한다.
간송을 나와 그 길로 조금 오르면 #성북동낙지마당 이 있다. 낙지볶음이 14.- 계란찜 일품, 깍두기도 맛있다. 메인디쉬인 낙지볶음은 통통한 낙지에 질기지않고 양까지 푸짐하다. 커피는 낙지마당에서 내려와 길을 건너면 #몰리고몰리다 카페를 추천한다. 산미가 있는 아이스커피가 좋았고 스콘 냄새로 가득해 스콘을 곁들여 주문할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