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영어를 친하게 만들어 주는 영어 선생(2화)

by 유승희

그래서 나도


영어를 가르치는 일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공부할 때만큼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갸우뚱하는 눈빛을 잘 읽으면, 학생이 질문하지 않아도 그 부분을 다시 설명할 수 있다. 선생님이 설명하시고 나서 다시 질문한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아니면 할 수 없다. 한국에서 보통 두세 번 질문을 하게 되면 받는 눈총에 노출된 기억이 많은 어른은 쉽사리 질문하지 못한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수업료를 내고 선생님의 시간을 내 것으로 더욱 만들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단, 수업 진도를 나가야 하는 선생님의 목표를 많이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말이다.


나는 학생들이 언어를 배우면서 부딪히는 장벽에 관해서 탐구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들과 함께 배우면 된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하면서 영어를 못하는 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스페인어를 공부한다. 지금은 초급 수준이라면, 나의 꾸준한 스페인어 공부 시간이 입증해 줄 3년 뒤의 나. 5년 뒤의 나를 그리며 학생들에게 확언한다. 무조건 된다. 이 방법으로 하면 외국어 정복은 가까워진다. 우리가 그 나라 사람이 되기 어렵지만, 그 나라 사람의 언어를 구사하며 친구가 되고, 때론 힘차게 싸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그걸로 정복은 가능하다.


그래서 나 또한 학생들에게 “왜 공부할 시간을 확보 못 하셨나요? 제가 공부할 때는….”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저 또한 막상 꾸준히 외국어 공부를 해보니 힘들더군요. 그래서 그럴 때는….” 하고 말을 이어간다. 잔소리를 들으면 막상 2분 뒤부터 어른들은 특히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누가 그걸 모르나’ 혹은 ‘아 역시 나는 안되네.’ 어른을 공부시켜야 하는 어른은 공부해야 한다. 자신의 전공과목 말고 다른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축적의 과정을 진정 즐기는 과정을 이야기하다 보면 동기부여가 되어 듣는 이의 축적의 과정을 즐기게 한다.



꾸준함의 결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꾸준히 하였음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크게 실망할 필요 없다. 경험은 자양분이 되어 다른 것을 해낼 힘이 길러진다. 인생은 불공평한 것이지만, 때론 공평한 부분도 보여준다. 나 역시 외국어라는 매력적인 장벽 아래 수없이 노력하며 지낸다. 몇 개 국어를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그런 노력에 대한 자부심일 뿐 단순한 자기 자랑이 아니다. 언어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기에 ‘숙달했다.’라는 것이 없다. 조금 더 나의 말 의미 전달이 수월했고, 재미난 말로 상대의 흥미를 돋게 했다면 그것으로 ‘성공에 가깝다.’라고 생각한다. 대신 우아하고 예의 바르며, 여유 있고, 자신감 있되 겸손의 미덕을 갖춘 말을 구사하는 것을 늘 나는 지향한다.


꾸준함을 강조하는 것 중에 나에게 크나큰 장벽을 살펴보자. ‘운동’이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다. 조선 시대 양반이 테니스 치는 것을 보여주는 선교사에게 “그리 힘든 것은 다른 사람 시키시지 직접 하시나요.”라는 농담이 있다. 물론 사실 여부는 판단 하기 위해 테니스의 기원과 조선 시대의 연도를 비교 분석해야 하며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온 시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면 그 농담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테지만 파고들 만큼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므로 넘겨본다. 파고드는 것이 꾸준함을 일으키는 나에게는 ‘비밀병기’이다.


체질식


운동과 내 몸에 맞는 식이요법을 찾는 여정이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잎채소를 먹어서 가스가 차고 화장실 문제가 생긴 첫 주 차. 두 번째 주말쯤부터 알게 된 체질식은 한의학의 8 체질이다. 한의사가 진단해 주는 체질을 믿는 것 보다 음식을 먹고 몸의 반응을 보고 기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배웠다. 어느 사람에게나 잘 맞는 것은 없다. 세상에 100%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걸 간과하지 않고, 나는 대다수 사람이 한다는 방법 중에 가장 아날로그 방법을 선택했다. 몇 주간의 실험 덕에 나는 체지방 2kg 감량, 근육량 2kg 증량, 몸무게 3.5kg을 감량했다. 단백질과 무기질도 올라가고 체내수분도 올렸다.


몸의 대사를 이용하고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잘 찾아 먹으면, 에너지를 쓰는 탄수화물을 줄여버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몸에 위험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11kg을 감량했던 다이어트가 지속 가능성이 있었는지, 9kg을 감량했던 기간의 다이어트만큼 증량이 더욱 이루어졌던 과거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었다. ‘대사’를 공부하니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복부 비만 수치가 감량되었고, 체지방률이 계단식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몸의 원리를 공부하니 재밌고 흥미롭다. 가족들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기에 매우 도움 된다. 남편이 어째서 현미밥을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인지부터 아이가 고기보다 해산물을 더 선호하고 귀리밥을 즐기는지, 공부한 내용을 줄지어 정리하고, 축적하는 과정, 결과를 비교한 덕에 대사와 음식의 관계를 맞출 때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던 남편이 놀라기 시작했다.


영어도 운동도 식이요법도 모두 같다. 축적의 경험을 즐기면 마침내 자신이 바라는 성공 궤도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내가 공부하는 이 분야도 앞으로의 결과를 통해 더욱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영어 선생님이 영어 공부법을 이야기할 때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를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고요 속에 부지런한 타자 소리가 울려 퍼지는 목요일 아침이다. 나의 대사에 맞는 우유를 넣은 커피와 베이글이 함께하는 시간. 행복은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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