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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May 26. 2019

본격 동굴 다이빙의 세계로

다이빙 여행 | 칸쿤-13

함께 세노테 펀 다이빙을 하던 동료 두 명은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갔고, 나와 노마 강사님은 본격적인 동굴 다이버 교육 스케줄을 시작했다.


우리가 동굴 다이버 교육을 받을 곳은 bluelife라는 이름을 가진 다이브 숍. 한국인 강사가 없어, 영어로 어떻게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동안 매일 아침 영어 학원에서 회화 연습을 했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기회.


우리의 동굴 다이버 교육을 책임질 다이브 숍


우리에게 동굴 다이버 교육을 해 줄 강사는 Hugo. (스페인어 식으로 읽어서 "우고"라고 불러줘야 한다. 근데 미국에서 온 친구 같던데.) 동굴 다이빙에 필요한 장비를 열심히 차에 실은 후 바로 떠났다.


노마 강사님과 Hugo(우고) 강사님


쭉 뻗은 광활한 도로를 달리다 멈춘 이곳은 동굴 다이빙을 가는 아침에 항상 들러 아침을 먹는 곳이란다. 허헛. 여기 참 정겹군. 허름해 보이지만, 이런 풍경은 다이빙을 하는 동남아에서는 흔한 풍경이라, 여기서도 새삼스럽지가 않다.


도로변에 움막처럼(?) 있던 작은 휴게소. 교육 나가는 아침은 항상 여기서 해결.
테이블에는 파슬리로 보이는 풀이 꽂혀 있는데, 뜯어먹어도 괜찮은 듯.
욕쟁이 할머니는 아니겠지? 즉석에서 또띠야를 구워 현지의 오리지널 케사디아를 만들어 주신다.
아, 깜짝이야! 코코넛 같은 거에다 그림을 그려 매달아 놨다. 괴상한 장난 같으니라구.




첫 동굴 다이빙은 Tajma-Ha.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물"이라는 뜻의 마야 언어 "Ha"를 조합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세노테 Tajma-Ha의 지도. 아직은 지도보다 가이드에 의존하는 레벨


나는 3년 전에 캐번 다이버 코스를 끝냈고, 노마 강사님은 내가 오기 직전에 코스를 끝냈다. (캐번 다이버 Cavern Diver. 자연광이 비치는 얕은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동굴 다이버 코스의 초급 레벨) 내가 예전에 배운 내용을 다 까먹었음이 뻔할 것이고, 나의 다이빙이 어떤지도 보고, 같이 팀워크도 맞춰야 해서 첫날의 다이빙은 리뷰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지난 캐번 다이버 코스 때는 Single-tank에 Back-mount 장비를 착용했는데, 이번에는 Double-tank에 Side-mount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큰 차이이다.


Double-tank란 공기탱크를 두 개 가지고 가는 것으로, 깊은 수심이나 동굴, 난파선 등의 고난이도 다이빙에 사용된다.
Back-mount란 등에 탱크를 메는 형태이고, Side-mount는 옆구리 쪽에 탱크를 메는 방식인데, 최근에는 Side-mount를 선호하는 다이버가 늘고 있다.


여기 오기 전에 노마 강사님으로부터 Side-Mount 교육을 받고 왔지만, 동굴이라는 환경에, 이것 저것 신경 쓸 게 많은 것인지 몸을 가누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면에 떠 있을 때 부력이 생기는 곳과 무게 중심이 평소와 달라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이건 다 영어로 대화하느라 균형 맞출 겨를이 없어서 그런 거라구...)


동굴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니 Hugo가 계속 나보고 물속에서 자세 안 좋다고 핀잔을 늘어놓는다. 이럴수가. 내가 어디 물속에서 자세 안 좋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초보 다이버도 아니고... 이 굴욕을 어째... ㅠㅠ (이게 다 영어 때문에 그런...)


아직 충분히 익숙해지지 않은 Double-tank Side-mount 때문에 그런 건 인정. 연습하고 익숙해지는 수밖에.




아침에 떠나 동굴 다이빙 두 번 하고 돌아오니 벌써 늦은 오후가 되었다. 일행 수가 줄어 숙소를 옮기느라 아침에 빼서 맡겨 둔 짐을 들고 새 숙소로 갔다. 어엇!? 어제까지 있던 숙소랑은 너무 분위기가 다르잖아? 노마 강사님이 고객님들 모시는 숙소랑 동료들끼리만 머무는 숙소라 그렇단다. 흐흑 ㅠㅠ 아니, 그래도 이 숙소는 너무하군. 우리 방은 5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큰 트렁크를 우리가 들고 올라가야 했고, 방 컨디션도 날림 공사로 막 지은 티가 난다.


방에서 살짝 나온 테라스. 저~~ 끝에 바다가 보이는 나름 "오션뷰" 방이로군...
그래도 옥상은 전망이 트이긴 한데... 온통 신축 건물 공사판이라 볼거리는 별로 없구만.


에휴, 뭐, 어쩌겠어. 싼 방이 그렇지. 자, 빨리 정리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칸쿤의 가로수길로 갑시다.


맛있는 저녁은 길었던 하루의 고됨(?)을 말끔히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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