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여행 | 난파선 다이빙의 천국, 축 - 1
PADI 스쿠버다이빙 강사 시험을 마치고, 첫 다이빙 여행 목적지는 원래 얍(Yap)이라는 곳이었다.
얍은 우리나라에서 남쪽으로 쭈욱 내려가, 팔라우보다는 동쪽에 있는, 대략 도쿄에서 남쪽으로 내려간 자리에 위치한 남태평양의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작은 섬나라다. 이곳은 "만타의 고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만타가오리로 유명한 다이빙 사이트이다.
그저 Angela 강사님과 노마 강사님이 계획 잘 잡고 있는 줄 알고 그동안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만타가오리를 원 없이 볼 수 있다는 기대에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Angela 강사님이 목적지가 바뀌었단다. 엥? 어디로 바뀌었길래? 축이란다. 뭐라구요? 축? (축! 퇴근! 뭐 이런 건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이름들이겠지만, 얍도, 축도 다이빙에 관심을 부쩍 가진 후에는 책이나 인터넷에서 가끔씩 봐 왔던 곳이긴 하다. 얍이 만타의 고향으로 불린다면, 축이란 곳은 난파선들의 무덤이라는 것은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마치 세노테에 대한 막연한 동경처럼, 어느날 갑자기 가게 된 난파선의 무덤이라는 곳이 그 이름으로 상상해 볼 수 있는 이미지 외에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럼 만타가오리는 언제 보는 거야?'라는 아쉬움이 난파선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더 컸던 것이다.
축(Chuuk)은 트럭 라군(Truk Lagoon)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인 네 개의... 주(?) 중에 하나인데, 네 개의 주는 축, 얍, 폰페이, 코스라에 이렇게이다. 영어로는 FSM. (Federated States of Micronesia. FSM 하면 Flying Spaghetti Monster인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여기를 갈 일이 없었다면 평생 몰랐을 내용이었겠다.
당연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가기에는 먼 곳이다. 괌을 경유해서 가느라 시간도, 돈도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그래도 도착해서 원색의 풍경을 보니, 세상에 내가 책에서만 보던 그런 곳을 이렇게나 일찍(?) 오게 되었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좀 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