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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Sep 07. 2020

로마 시내 + 외곽 일일 투어 (1/2)

1달 간의 유럽 부부 여행 - 9. 로마

바티칸 투어 다음날에도 그 "따릉이 나라"의 로마 시내 일일 투어다. 짧은 시간, 효율을 높인 여행으로는 역시 검증된 여행 상품이 딱이다. 다분히 한국적인 여행 패턴이랄까. (이것도 시대에 따라 변하겠지?)


이른 아침의 버스 정류장. 시간이 이르다고는 해도 벌써부터 열기가 느껴지는 햇빛. 왜 이리 사람이 없나 했더니 오늘이 일요일이구나. 난 또 이 동네 사람들은 우리처럼 그렇게 바쁘게 살지 않나 보다 하고 부러워할 뻔했잖아.


출근하는 기분으로 나가는 일일 투어. 왜 이리 한가한가 했더니 오늘은 일요일


우리나라 사람들만 모여 사진을 찍고 있는 일요일 아침의 스페인 광장. 아하,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보는 명동의 외국인 관광객 보이던 게 이런 거로구나. 


공사 중인 스페인 광장과 계단. 서울에서 아침에 관광객들 보면 '참 부지런도 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딱 우리가 그거네.


로마의 핫플레이스인 트레비 분수는 아쉽게도 공사 중이다. 모처럼 온 관광객들 실망시킬 수 없어서 뭔가 설치해 둔 모양인데, 이래서야 로마에 다시 오기 위해 등 뒤로 동전을 던질 수가 없잖아. "트레비" 분수는 우리말로 하자면 "삼거리" 분수 정도 되는 뜻.


스페인 광장에 이어 또 공사 중인 트레비 분수. 야, 이건 좀 실망이다... 그래도 언제 또 이런 모습 보겠냐면서 사진을 찍어 봄




버스를 타고 외곽으로 나갔다. 이번에 가는 곳은 카타콤베. 박해받던 기독교인들이 무려 250년 간 숨어 살던 지하 묘지다. 프랑스 파리에도 카타콤베가 있는데, 가 보지 못하고 궁금해만 했었는데, 로마를 먼저 와 보네.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이렇게 혼자 알아서 가기 애매한 곳을 두루 가 볼 수 있다는 거다.


전세 버스 타고 외곽으로 나가는 중. 투어 상품은 이런 게 가능해서 좋다.


기독교인들에게는 성지인 곳이라 하나, 비신자인 나에게는 인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줄 곳이다. 성지이자 지하 묘지인 만큼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못 찍는 대신 오히려 2000년 전의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하며 세세히 살펴보니 유난히 공기가 서늘하다.


카타콤베의 매표소. 햇빛이 어찌나 밝은지.
이것이 카타콤베의 입장권
들어가기에 앞서 김성희 가이드님이 벽에 새겨진 여러 상징들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신다.
성스러운 곳이라... 커플 금지? 아니고 짧은 옷 금지.




다음으로 가는 곳은 수로교 유적. 로마가 융성했던 중요 이유 중 하나가 상수도 관리인데, 먼 수원지로부터 로마까지 끊기지 않는 물을 공급했다고 한다. 수로교는 높이 물이 흐르는 다리를 만들고, 로마까지 아아아아주 완만한 내리막 경사를 만들어 물을 흘려보냈다고 한다. 그 경사가 100m 가는 동안 높이가 1cm 차이가 나는 정도라나? 그리고, 로마가 통치하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상수도를 관리해서 지금도 유럽 다른 지역에 이런 수로교가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얼핏 보기엔 그냥 다리네? 싶다가도, 알고 보면 대제국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유적이다.


멀리서 보기에도 꽤 커 보이는, 2000년 전 건축물
가까이서 보니 더 큰데, 더 엄청난 것은 이런 다리가 어마어마하게 멀리멀리 뻗어 있다는 거다.
로마 병사들이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나무들도 일부러 이렇게 가꾼다고.




다음 방문지는 사도 바울의 참수터. 사도 바울이 처형당한 곳에 교회를 지은 곳인데, 방문자에 비해 크기가 크지도 않고, 신자가 아니라 열심히 보지도 않고 나왔다. 기념품샵에 수도회에서 만든 화장품이나 술 같은 것들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가 좋은 상품이라나...) 우리 부부는 작은 사탕 몇 개를 사서는 금방 뜯어서 입에 넣어 굴리며 가끔 보이는 고양이 구경이나 하며 있었다.


사도 바울 참수터를 가리키는 표시판
관광객들이 많아 경건한 분위기를 느끼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기념품 숍 옆에 있는 고양이를 보고 평온함을 느끼자...


다시 차를 타고 시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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