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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Feb 07. 2017

보홀 다이빙의 진수 - 발리카삭

피그미 해마는 덤. 2010년 7월

이번 다이빙은 보홀의 자랑, 보홀이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로서 이름을 날리는 데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Jackfish 떼를 본다. 가장 유명한 다이브 포인트라는 발리카삭(Balicasag)으로 갔다.


발리카삭에는 이미 많은 배들이 와 있었다. 과연 유명 포인트. 그 배들 중에는 "호핑투어"라고 하여 다이빙을 하지 않는 관광객들을 싣고 다니며 멋진 풍경의 섬을 돌아다니는 배들도 있었다. 관광객들은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고 배에 앉아 있다가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스노클 장비를 들고 해변의 얕은 물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물고기들이 많다고, 바다가 너무 예쁘다고 신나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런 소박한 것으로도 그렇게 즐거울 수 있는 것을 부럽다고 해야 할지, 스쿠버다이빙의 멋진 세계를 코 앞에 두고도 맛보지 못함을 안됐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 사람들도 언젠가는 꼭 스쿠버다이빙의 신세계를 알게 되기를 바랄 뿐.


발리카삭의 바다로 들어갔다. 이번 다이빙의 목표는 Jackfish 떼이지만, 여전히 주변의 풍경은 우리의 시선을 놓아주지 않았다. 우리는 주로 다리우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다리우스가 찾아주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고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리우스가 지금까지 봐 오던 산호초 쪽이 아닌, 먼 바다 쪽을 응시를 한다. 그러더니 손을 들어 허공을 가리킨다. 그 끝에는 파랗고 흐릿한 바다의 공간만 끝없이 있었다. 하지만 직감할 수 있었다. 이것은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 것임을. 분명 그 끝에 무언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마치 텔레파시로 지령이라도 받은 듯 열심히 헤엄쳐 갔다.


우리 눈엔 아무것도 안 보이던 허공을 가리키던 다리우스. 평소와 다르던 그의 어깨짓이 분명 뭔가 큰 게 있을 거란 기대를 주었다.


카메라를 켜고 혹시라도 내 눈으로 놓칠지도 모르는 순간을 담을 준비도 했다. 끝이 안 보이는 광활한 바다를 "보면서" 간다는 것은 나의 모든 감각을 빼앗기는 느낌이다. 거리감도 공간감도 방향감도 없이 허공을 휘젓는 느낌이다. 거기다 내 눈에 무엇이 보이는 지도 감이 없다. 오직 내 거친 숨소리와 뽀글거리는 거품 소리가 전례 없이 박자가 빨라진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눈 앞에 어떤 무늬가 들어온다. 그 무늬들은 끝없이 펼쳐져 있고 물결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침내 그 물결이 Jackfish의 무리임을 깨달았을 때, 나는 이미 거대한 무리에 둘러싸여 있었고, 고개를 들어 보니 끝도 없이 펼쳐진 Jackfish가 온통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나의 눈도, 카메라의 렌즈도 머물 곳을 모르고 사방을 휘저었다. 폭포수 마냥 Jackfish의 행렬이 내 발 밑에서 세차게 지나가고 있는가 싶더니 이내 돌아가는 행렬은 내 어깨 위를 스치며 빠르게 지나간다. 만약 이들이 나에게 해라도 끼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 극한의 공포를 느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러리라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움만으로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Jackfish는 사람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엘니도에서 피라니아처럼 게걸스럽게 닭고기를 먹어치우던 Jackfish의 첫인상이 강렬하긴 했지만.


우리는 휘몰아치는 Jackfish의 폭풍에 온몸을 흔들어대며 두 눈으로 쫓아가기 바빴고, 사진을 찍고, 술래잡기를 하고, Jackfish들이 먹고 뱉어내는 건지 싸는 건지 모르는 까실거리는 작은 비늘과 갑각류의 껍질을 온몸으로 맞으며 파티의 절정을 만끽했다.


눈 앞에 펼쳐진 Jackfish의 구름. 카메라 화각이 좁아 다 찍지 못한 게 한.


Jackfish의 떼가 마치 회오리처럼 몰아친다.


무리 속에 들어오니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Jackfish. 그런데 절대로 손에 닿진 않더라.


얼마나 그렇게 돌아다녔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생전 처음 보는 압도적인 광경에 숨을 헐떡 거리면서도 지칠 줄을 몰랐고, 공기탱크에 공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다리우스가 우리의 눈 앞에서 부산 떨며 이제 올라가자고 했을 때 비로소 우리가 더 이상 물속에서 100m 달리기를 계속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아, 우리가 본 것이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어디에 있었던 건지. 이게 바로 보홀 다이빙의 진수라는 것이구나. 보트에 올라와서도 우리는 같은 곳에 있었음에도 서로 무엇을 보았는지 얘기하기 바빴고, 그럼에도 그 느낌을 말로 다 전달하지 못함을 답답해할 지경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늘 멀리서 보기만 했던 짙은 스콜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마치 멈출 줄 모르던 흥분을 씻어내라는 자연의 배려인 듯,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 속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자연 속에 녹아들어 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스콜 한 가운데에 들어온 우리. 기분이 좋지만 계속 맞으면 추위를 탈 수 있다.


이번 다이빙에서는 귀여운 것을 보러 갈 것이라고 한다. Light House라는 이름의 다이브 포인트에는 30m 수심에 손톱보다도 작은 크기의 피그미 해마가 살고 있다고 한다. 산호에 붙어사는 녀석인데 산호와 어찌나 닮아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오오, 피그미 해마라니... 해마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손톱만 하다는 해마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출발 전부터 호기심이 폭발한다.


30m 수심은 일반적인 스쿠버 다이빙에서는 비교적 깊은 수심에 해당한다. 그래서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입수를 하자마자 우리의 가이드 다리우스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고, 우리도 그 뒤를 따랐다. 30m의 수심은 사실 그냥 내려가기만 한다면 금방도 도달할 수 있는 수심이라 별로 깊은 곳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어둑해지고, 그 때문인지 훨씬 고요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다리우스가 멈춘 곳은 산호로 이루어진 경사로의 끝자락에, 반대쪽으로는 모래밭이 완만한 내리막 경사를 이루며 보이지 않는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곳이었다.


다리우스는 천천히 움직이더니 가지들이 작은 나무처럼 뻗어 있는 산호 앞에 가만히 내려앉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도 다리우스가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산호의 가지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살펴봤다. 다리우스는 곧 다시 산호를 톡톡 건드리면서 무언가 흔들리는 것이 있는지를 찾는 것 같았다. 아마도 피그미 해마라는 것이 이 산호와 비슷하게 생겨서 작게 숨어 있는 것일 터.


하지만 수 분이 흘렀는데도 별다른 소식이 없이 다리우스의 보물 찾기는 계속되었다. 우리는 지루함과 조바심으로 햇빛 아래에서는 붉게 빛났을 산호와 그 산호를 푸르게 물들인 어둑한 바다, 그리고 짙은 얼굴 사이에서 빛나는 다리우스의 눈을 번갈아 가며 상황을 주시했다.


이윽고, 다리우스의 긴 손가락 끝의 하얀 손톱이 우리의 눈을 산호의 어느 한 지점으로 인도했다. 그 끝에는 분명 무언가가, 피그미 해마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 음? 그런데 그렇게 시선이 옮겨간 곳에는 다른 산호와 다를 바가 없었고,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우린 다시 다리우스의 눈을 쳐다보았고, 다리우스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의문을 가졌다. 다리우스는 자세를 가다듬었지만 손 끝은 여전히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옆에 있던 Sophy가 "웅!움!꿍!" 하며 소리를 내면서 손 끝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듯 흔들어댔다. 집중하기도 힘든데 옆에서 왜 이리 부산을 떠는 것인지! 분명 무언가를 봤으니 그랬겠지. Sophy가 본 것이 무엇인지 나도 찾고야 말겠노라, 눈에 힘을 주고 마치 매직아이를 보듯, 아니 눈에 힘만 줘도 어른어른한 산호 가지의 모양 때문에 저절로 매직아이 효과가 난다.


그 순간, 오홋!? 이건가? 무언가가 보인 것 같았다가 다시 산호 가지의 어지러운 모양 사이로 스르륵 사라졌다. 앗! 이제야 내 눈에도 보인다. 피그미 해마가! Sophy가 그렇게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호들갑을 떨었던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을 보고서야 이렇게 생긴줄 알았지, 정작 현장에서는 어디에 있는지 분간하기도 힘들었다.


이렇게 작은 녀석이라니! 게다가 산호랑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우리를 가이드하는 다리우스 조차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자세히 보니 눈곱만 한 입과 아가미, 지느러미들이 뭘 하는 건지 오물오물 꿈찔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이건 귀엽다고 해야 할지 신기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새로 장만한 카메라로 이 근사한 장면을 찍고 싶은 마음에 렌즈를 들이댔지만, 내가 어디에 무엇을 찍고 있는지도 구별이 안 간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마구잡이로 이리저리 찍어본 다음에 운 좋게 잘 찍힌 게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다.


나중에 카메라로 찍은 결과물을 보고서야 우리가 뭘 봤던 건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흔들리는 산호, 너무 작은 녀석을 찍어보겠다고 가까이 들이대느라 초점이 빗나간 것도 여럿, 심지어 해마는 없는 산호만 찍힌 것도 많았다. 여러 번 찍었던 것이 그나마 괜찮은 결과물을 뽑을 수 있었던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았다. 플래시를 비췄더라면 도감에서 보던 분홍빛의 귀여운 해마를 찍었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굳이 평화롭게 쉬고 있던 녀석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 본다.


어렵게 쫓아간 피그미 해마의 움직이는 모습의 동영상
https://youtu.be/oGWG-Ba9pnQ




수중 촬영을 위한 카메라 다루기


수중촬영의 요령

물속 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이 적다는 것입니다. 어둡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사진에 흔들림이 커지고 사물의 형체가 희미해집니다.


그리고 색깔도 잘 안 나옵니다. 이런 현상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더 심해지고, 물이 흐리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물론 좋은 장비를 쓰는 것입니다. 아마도 처음 수중에서 찍은 사진이 지금까지 봐 오던 사진보다 멋지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멋진 사진들은 좋은 장비들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찍을 수 있는 사진들입니다.


하지만 좋은 장비가 없다고 좋은 사진을 못 찍으라는 법은 없겠죠?


플래시를 터뜨리면 색깔을 살릴 수 있습니다. 단, 이 때는 그림자 때문에 플래시를 쓰지 않을 때보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직접적인 플래시 불빛은 선명한 그림자를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 플래시 앞에는 확산판을 붙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햇빛이 밝고 얕은 물에서라면 사진은 좀 더 잘 나옵니다. 빛의 양도 많을 뿐만 아니라 얕은 물에는 알록달록하고 예쁜 생물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사진도 더 예쁘게 찍힙니다.


사진을 찍을 때 특별히 주제가 되는 것을 크게 찍는 것도 좋지만, 사진에 사람이 들어가면 좀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사진이 됩니다. 그리고, 작은 생물을 찍을 때도 사람의 손이나 얼굴이 같이 들어가면, 재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생물이 대략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비교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을 찍을 때도 뒤나 앞쪽에 수중 환경이 배경으로 찍히는 것이, 파랗기만 한 망망대해가 배경인 것보다는 훨씬 보기가 좋을 것입니다.


같은 대상을 컴팩트 카메라로 플래시를 터뜨리면서 찍은 사진과 자연광으로 찍은 사진. 색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지만 선명함의 차이도 중요하다.


햇빛이 좋은 날, 얕고 맑은 물에서는 컴팩트 카메라로도 플래시 없이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배 위에서의 카메라 관리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쓰고 있지 않을 때의 관리도 중요합니다.


다이빙 사이의 쉬는 시간에 카메라를 관리하는 데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이빙 사이의 쉬는 시간에는 카메라를 물속에 담가 둡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뜨거운 태양열로부터 카메라와 방수 하우징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잘 밀폐된 방수하우징이 뜨거운 햇빛에 노출되어 있으면 방수 하우징 내부의 공기가 팽창하여 카메라와 방수 하우징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또, 바닷물이 묻어 있는 방수 하우징을 그대로 두면, 바닷물이 마르면서 소금이 생깁니다. 방수 하우징의 작동 부위에 만들어진 소금 결정은 중요한 순간에 카메라 조작을 방해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방수 하우징 손상이나 침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배 위에서는 카메라를 커다란 물통 속에 담가 둡니다. 카메라를 물통에 담가 두는 것은 햇빛으로부터의 보호뿐만 아니라 충격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흔들리는 배에서 카메라는 여기저기 부딪힐 수도 있고, 방수 하우징의 방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니면 갑자기 덮친 파도에 떠내려 가는 말도 안 되는 재앙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스쿠버다이버들을 태우는 배에는 커다란 카메라용 물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 배에 따라 (혹은 운이 없으면?) 이런 물통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배도 있습니다. 이 때는 강사에게 요청하면 임시방편으로라도 대체 수단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아니면, 개인적으로도 이런 물통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캠핑용 설거지통입니다. 캠핑용 설거지통은 비싸지도 않고, 납작하게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챙겨서 다니면 본인의 카메라를 위해서도 좋고, 물통이 충분히 넉넉한 크기라면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준비된 전문 다이버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 같네요. 이도 저도 없으면 드라이백에 물을 채워서 이용해도 되지만, 쓰러지기도 하니 적당한 지지대가 필요합니다.


입출수 시의 카메라 관리

하우징의 준비, 물속에서의 촬영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입수와 출수 시의 카메라 간수입니다.


분실이나 침수, 파손 등의 사고가 입수와 출수 때 많이 발생합니다. 입수와 출수 시에 카메라를 다루는 일반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입수, 출수 전 후에 카메라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카메라를 들지 않고 물로 뛰어든 후에 카메라를 받아 본인이 챙깁니다.


반대로 출수할 때는 먼저 카메라를 배 위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고 물 밖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전달하는 과정에서 놓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파도가 많이 치고 배가 흔들리면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카메라를 놓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스프링 형태의 연결 고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나 기타 다른 장비를 연결해 주는 이 고리는 적절한 중량을 지탱해 주면서 충분한 길이까지 늘어나기도 하며, 큼지막한 클립은 손으로 다루기도 쉽고 고정하기도 좋습니다. 이 연결 고리로 카메라를 내 장비(BCD)에 연결해 두고 손에서 손으로 전달이 된 후 이 고리를 푸는 식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연결 고리는 수중에서 카메라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부지불식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분실 사고를 예방해 주기 때문에 꼭 함께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카메라나 다른 장비를 고정하기 위한 장비들. 왼쪽부터 각각 리트랙터(Retractor), 랜야드(Lanyard), 퀵코일(Quickcoil)로 불린다.


저녁, 아침의 카메라 관리와 준비

카메라는 그 자체로도 정교한 기계이지만, 수중 촬영을 위해서는 훨씬 더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합니다.


카메라의 기본적인 사항인 배터리와 메모리를 체크합니다. 배터리든, 메모리든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항상 가능한 한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터리는 자동 꺼짐이 동작하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거나, 실수로 시작된 비디오 촬영이 꺼지지 않은 상태, 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방전이 될 수 있습니다.


메모리의 경우도 계획에 없던 장시간의 동영상 촬영을 할지도 모르고,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을 많이 찍다 보면 모자랄 수도 있습니다.


방수 하우징의 O-ring 역시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O-ring은 가능하다면 매번 새로 빼고 그리스를 발라서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스는 많이 바르지 않고 얇게 발라줍니다. 먼지나 머리카락이 묻지 않았는지, 흠집이 나지 않았는지도 잘 살펴봅니다.


정비가 끝난 하우징은 밤새 물속에 담가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하우징의 사이사이에 바닷물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바닷물이 마르면서 소금 결정을 남기면 하우징 동작이나 방수 성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우징을 물에 담가 둘 때는 각 버튼들을 한 번씩 눌러주면 바닷물 빼는 데 효과가 더 좋습니다.


사후 정리. 카메라, 사진과 동영상 정리

다이빙 여행을 모두 마쳤다면 다음 여행을 위해 카메라와 방수 하우징을 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카메라를 자주 쓰는 편이 아니라면 배터리는 빼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방수 하우징은 제일 먼저 깨끗한 물에 하룻밤 정도를 담가 둡니다. 하우징의 곳곳 틈새에 남아 있는 이물질과 바닷물을 씻어내기 위함입니다. 물에 담글 때 하우징의 모든 버튼을 한 두 번 눌러주면 남아 있는 바닷물을 빼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씻은 하우징은 물기를 잘 털어내고 말린 후 O-ring을 빼고 O-ring과 케이스의 그리스를 깨끗이 닦아 줍니다. 깨끗이 닦은 O-ring은 손상된 곳은 없는지 잘 살펴보고 지퍼락 같은 별도의 주머니나 케이스에 담아서 하우징과 함께 보관해 둡니다.


수중에서 찍은 사진들은 날짜와 시간 또는 다이빙 별로 구분해 두면 좋습니다. 사진에 찍힌 수중생물은 도감이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이름을 알아두면 다음 다이빙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찾기가 어려우면 같이 갔던 다이브마스터나 강사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초보자로서 간편한 장비로 수중에서 찍은 사진은 대체적으로 푸른빛을 띠게 됩니다. 카메라에 수중 사진 모드가 있는 경우도 있고, 고프로 같은 액션캠에는 수중 필터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이 없는 경우에는 사후 보정을 하면 사진이 좀 더 보기 좋아집니다.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보정하는 방법을 익히면 사진을 더 근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이빙 교육 중에는 수중사진가 (Underwater Digital Photographer)라는 교육 코스가 있습니다. 이 교육은 수중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사진 찍을 때 필요한 사항, 사후의 보정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우는 데 좋은 방법입니다.


포토샵을 이용해서 보정도 가능하지만 애초에 어둡고 흔들리게 찍히면 보정해도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


동영상은 좀 더 손이 많이 가는 편입니다. 동영상은 길이도 길고 용량도 크기 때문에 제대로 가공되지 않으면 보기도 힘들고 하드디스크 용량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동영상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가 의외로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사진보다 더 재밌지 않을까 싶지만, 그런 것은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고급스러운 동영상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습니다. 찍을 때의 현실감을 동영상을 통해 느끼는 것은 생각만큼 환상적이 않을 수도 있고, 관객이 스쿠버다이빙에 흥미가 높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루함에 다른 곳으로 관심이 넘어가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동영상은 훌륭한 편집이 필수입니다. 중요한 부분을 잘라내서 빠른 화면 전환, 음악 삽입 등등의 수고를 거쳐야 그나마 좀 볼 만한 동영상이 만들어집니다. 만일 동영상이 색감이 좋지 않거나 많이 흔들려서 안타깝다면 YouTube에 올려서 보정할 수 있습니다. YouTube의 보정 기능은 놀라울 정도로 간편하면서도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줍니다. YouTube에 올려 두면 수시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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