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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Jun 03. 2018

다이빙 쏘세지(SMB) 이야기

스쿠버다이빙 알아가기

스쿠버다이빙에서 "쏘세지"라고 하면 (맞춤법으론 "소시지"가 맞지만 느낌이 안 사네요.) SMB(Surface Marker Buoy)를 말합니다. 직역하면 수면 표시 부표 정도 되겠지만, 그렇게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쏘세지" (원래 이름은 Safety Sausage)와 SMB를 구별해서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같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SMB의 용도는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수면에서 나의 위치를 보트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한 용도입니다. 지난번 저의 경험담처럼 그룹에서 혼자 떨어져 버렸다면, 보트가 나를 찾을 수 있도록 SMB를 부풀려서 표시를 합니다.

팔라우의 페릴리우 익스프레스에서 조난(?) 후 강사님이 사용한 SMB. 수면 SMB가 필요한 전형적인 케이스


두 번째 용도는 물속에서 수면으로 상승하기 전에 사용합니다. 이곳에 다이버들이 곧 올라갈 예정이니, 혹시라도 보트가 지나가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표시하는 역할입니다. 물론 우리 배가 이것을 보고 찾아올 수도 있으니 첫 번째 말한 역할도 겸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보통 5m 3분 안전정지 직전에 SMB를 수면으로 띄우고, 안전정지를 마치면 줄을 감으면서 천천히 수면으로 상승합니다. 이것을 DSMB (Delayed SMB)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굳이 그렇게 부르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수면에서 눈에 잘 보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색깔은 빨간색, 주황색 계열입니다. 노란색도 있는데, 통상적으로 위급 상황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에 유의해야 합니다. 요즘은 특이하게 핑크색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이즈는 작은 것은 1m 정도, 큰 것은 2m 정도가 되며, 평소에는 최대한 작게 말아서 BCD의 주머니에 넣거나 D링(고리)에 걸어서 다닙니다. 큰 사이즈의 것일수록 들어가는 공기의 양이 많아 부력이 큽니다.


거친 바다에서는 다이버가 SMB를 붙잡고 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데, 부력이 큰 SMB라면 여러 명의 다이버가 붙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다른 다이버들을 인솔하는 가이드나 강사들은 큰 SMB를 들고 다니는 편입니다. 큰 SMB는 공기를 많이 넣어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SMB는 밀폐 방식에 따라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반밀폐형입니다. 주로 아래쪽의 뚫린 구멍으로 공기를 넣고, SMB가 부풀면 아래쪽 구멍이 조여져서 공기가 새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밀폐형은 뚫린 곳이 없는 대신에 공기를 주입하기 위한 밸브가 있어, 입으로 불거나 BCD에 연결된 저압 인플레이터로 공기를 넣습니다.


수중에서 공기를 넣으면 수면으로 올라가면서 공기가 팽창하기 때문에 수중에서 공기를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공기가 과도하게 팽창하는 경우에는 SMB의 아래쪽에 있는 공기 배출 밸브를 통해 공기가 빠져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개방형은 아래가 아예 뚫려 있는 것으로,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중에서 쏜 SMB가 혼자 수면에 도달하면 공기가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중에서 쏘는 용도보다는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에 올라와서 위치를 알리는 용도로만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부피가 큰 반밀폐형 SMB와 밀폐형의 작은 SMB


SMB를 수중에서 띄울 때는 릴(Reel) 또는 스풀(Spool)이라고 부르는 줄에 연결해서 띄웁니다. 그래서 장비에는 스풀을 함께 가지고 다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풀과 더블엔드 스냅링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라 최근에는 모든 다이버가 SMB를 하나씩 가지고 다니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PADI의 교육과정에서도 그전에는 없던 SMB 사용법이 최근에 오픈워터 다이버 교육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런데, SMB의 사용법은 저의 경험담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생각만큼 또는 강사님들이 쓰는 걸 보는 것만큼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많은 교재나 동영상, 또는 강사님들의 공식적인(?) 코멘트로는 조금만 연습하면 SMB 사용이 전혀 어렵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주의와 연습, 숙련을 요구합니다. 오픈워터 다이버 교육 등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는 것은 훨씬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SMB에 공기를 넣으면 SMB가 급격히 떠오르는데, 이때 줄이 엉키거나 딸려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간단해 보이는 숙련자의 시범에는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주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Youtube나 facebook 등에서 SMB 사용법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동영상 시청이나 이미지 트레이닝 외에도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충분히 연습을 해야 실제로 필요한 때가 왔을 때 안전하게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연습 때는 강사 수준의 숙련자의 지도를 받으시기 바라며, 바다에서는 3분 안전정지를 마친 후 연습해야 실수로 수면 상승하더라도 안전합니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SMB가 없는 경우에는 임시로라도 안전조치를 취합니다. 상승 전에 수중에서 호흡기로 공기를 마구 뿜어대면 (호흡기의 퍼지(Purge) 버튼을 누릅니다. 프리플로우(Freeflow)라고 합니다.) 수면으로 계속 거품이 올라오기 때문에 주변의 배들이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공기 여유가 있는 한 수면으로 올라오기 직전까지 합니다. 수면에서는 밝은 색깔의 오리발을 들고 흔들면 눈에 더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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