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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May 13. 2021

'재믹스' 의 화려한 귀환

1990년 대우에서 출시된 한국 MSX2 규격의 오리지널 게임기 ‘재믹스 슈퍼’가 ‘재믹스 슈퍼 미니’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재믹스 슈퍼 미니' 는 지난 2019년 ‘재믹스 미니’를 출시한 국내 아마추어 게임기 제작팀인 네오팀이 개발한 두 번째 작품으로 옛 ‘재믹스’의 정통성을 잇는 미니 게임기다.



특유의 조이스틱을 그대로 구현했음은 물론이고, 1980년대 MSX2 규격의 오리지널 게임들을 새로 개발했다.

네오팀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연결점’을 중시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게임업계에서는 이런 레트로에 대한 집중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레트로 관련 아이템들이 가격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으며, 레트로 게임 아이템을 다루는 샵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레트로 광풍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레트로에 대한 관심은 게임업계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최근 드라마인 '오월의 청춘' 은 아예 80년대 무드를 정조준했고, 프로스펙스, 크리틱을 비롯한 수많은 패션 업계가 레트로에 주목하고 있다. 심지어 유통업계도 나서서 각종 레트로 아이템을 발굴할 정도니 레트로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이렇게 레트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분명하다. 감정적 요인을 촉발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감정적 요인을 각종 강연에서 무척 강조하는 편이다. 이미 소비로 얻으려는 편익이 다변화된 트렌드에서, 눈에 보이는 단편적 만족감으로는 대중들의 니즈를 충전하는게 불가능에 가깝기 떄문이다.


정서적인 감흥을 주는 건 만족감의 다변화이며, 홍보시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레트로 트렌드 역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재믹스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재믹스를 접했던 세대는 추억을 꺼내보며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그땐 그랬지" 라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진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재믹스를 접해보지 못한 세대는 호기심을 느낄 것이다. 차세대 게임 콘솔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생경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즉, 세대를 가리지 않고 특정한 감정적 감흥을 촉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감흥과 함께 레트로 코드와 관련된 광고는 훨씬 쉽게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다. 추억, 호기심, 생경함 등 다양한 화학작용 속에 생각지 못한 만족감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노출에 대한 가능성은 올라간다. 그래서 레트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안정적 기반의 확보다.


필자는 새로운 도전만큼이나 지금의 디지털 마케팅 환경은 안정적 기반이 중요하다고 본다. 불확실성의 시대기 때문에 기반이 있다면 좀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풀무원이 팬클럽 모집으로 좋은 사례를 만들어낸 팬슈머 공략이나, 모든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구독경제 같은 트렌드가 모두 이런 기반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레트로 역시 기반이 있다. 레트로를 경험한 대중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익숙한 감정이 있으니 별다른 거부감 없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할 것이고, 동화될 가능성 또한 높다. 또한 반응해줄 가능성도 아예 모르는 상황 보다는 훨씬 괜찮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의 인식 떄문에 레트로가 계속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라 본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정서적 감흥과 안정적 기반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레트로를 통해 단순히 옛것을 뒤지는 행위를 할 것이 아니라, 레트로가 중요해진 이유를 좀 더 본질적으로 탐구한다면 근사한 해답으로 향하는 길이 나올 것이다.


레트로를 입체적으로 바라보자. 지금 시대의 소통 구조를 상징하는 모든게 레트로에 담겨있다.


사진/네오팀, 이야기 사냥꾼, 크리틱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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