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하면 생각나는 간식들이 있다. 필자는 "붕어빵" 이 가장 먼저 생각나지만, "호빵" 역시 겨울이면 사랑받는 간식이 아닐까 한다. 편의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호빵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우니 말이다.
기호에 따라 생각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호빵이 여전히 뜨겁다는 팩트는 확실한 것 같다.
SPC삼립은 '삼립호빵'의 지난달 매출(10월)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상승,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던 추위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요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로제호빵', '민트초코호빵'은 출시 10일만에 4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밖에도 커피 컴퍼니 '프릳츠'와 협업하여 출시한 한정판 굿즈 '호찌머그' 도 사랑을 받았다. 호빵 미니찜기 겸 머그컵으로 사용 가능한 '호찌머그' 와 호빵 제품으로 구성한 세트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를 통해 선보여졌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미 키워드는 나왔다. 로제호빵, 민트초코호빵, 그리고 굿즈다.
로제호빵과 민트초코호빵이 상징하는 키워드는 역시 펀슈머다. 최근 편의점에서 신제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모험심" 강한 지금의 소비자들은 흥미롭고 색다른 상품을 찾고 있으며, 이런 제품을 만났을 때 망설이지 않고 소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기한 조합, 생경한 조합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경험에 대한 니즈라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제품이나 서비스도 경험의 한 측면이니, 기왕이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펀슈머적 성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콘텐츠나 상품을 소비하고 다른 대상을 찾아 나서는 소비 성향은 펀슈머를 향한 관심을 더 크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위해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안전과 적절한 브랜드 스토리를 동반해야 한다는 건 반드시 염두에 두도록 하자.
굿즈가 말하는 트렌드도 계속 주목해야 한다.
사실 필자는 SPC삼립이 굿즈를 엄청 팔아서 새로운 건물(?)을 올리려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굿즈 자체가 마케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출시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굿즈는 그 자체로 정서적 만족감이 높다. 한정판인 경우에는 한정된 가치의 일원이 되었다는 뿌듯함이 존재한다. 한정판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브랜드, 혹은 꼭 필요했던 상품을 소장하는 만족감이 크다.
이런 만족감을 느꼈을 경우에, SNS에 인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SNS 인증은 기업과 브랜드 입장에서는 바이럴이다. 그러니 이런 자연스러운 바이럴 과정을 이끌기 위해 굿즈에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굿즈가 상징하는 건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과정" 이라고 본다. 억지로 대중에게 요구할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을 만드는 마케팅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뜨거운 호빵 속에서 더 많은 메시지를 읽어내자.
호빵의 행보가 상징하는 건 어쩌면 겨울 간식의 리스트가 아니라 영민한 "트렌드" 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SPC삼립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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