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조부모님의 권유로 '서예' 를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서예를 권하시면서 조부모님께서는 "느림과 집중의 미학" 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었는데요, 사실 나이가 어려서 이 의미를 정확히 알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항상 천천히, 느리게, 집중해서 획을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서예 선생님도 이런 부분을 강조하셨으니 말이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알파세대가 이런 느림의 미학에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단순히 성격이 급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성격은 개인의 차이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겠죠. 하지만 느림이라는 단어 자체가 공감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 아날로그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의 시대를 거쳐 성장했고, 초고속 인터넷 시대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아날로그는 "잘 모르는" 개념이 된 것이죠.
1.
아날로그는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
방금 언급드린대로, 알파세대는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입니다. 따라서 속도의 반대 개념에 위치하는 많은 부분들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요하는 작업들을 다소 경제적이지 못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충분히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알파세대는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의 경제성을 많이 고려합니다.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대체하고, 감성보다는 이성으로 시간을 바라보는 것이죠. 물론 각자의 성향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속도를 바탕으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의욕은 다 비슷하다고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방금 언급드린대로, 현 시점에서 아날로그는 추억과 감성의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추억과 감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알파세대는, 좀 더 이성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고 보면 좋습니다. 비효율적인 걸 반기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들을 싫어합니다. 아날로그 대신, 효율성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두셨으면 합니다.
2.
직관성이 중요한 세대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건, 과정의 직관성을 중요시한다는 내용과도 연결이 가능합니다.
과정 자체가 복잡하고, 또 중간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 생기면 반갑지 않습니다. 원하는 시점까지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죠. 그래서 배송일이 하루라도 더 빠른 걸 찾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검색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직관적으로 소화할 수 있으면 좋고요, 직관적이지 못하다면 직관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객관적으로 판단해 봤을때, 아날로그가 직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과정, 필요시간 등이 직관성과는 거리가 멀죠. 애초에 알파세대는 이 개념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비교할 필요도 없이 직관성을 위해 달려가는 겁니다.
3.
빠른 결과를 얻고 싶은 세대
무조건적인 욕심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소비를 하면, 해당 소비에 대한 결과를 빠르게 얻고 싶어해요. 누구나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알파세대는 이런 성향이 조금 더 강합니다.
결국은 시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들입니다. 시간 낭비를 줄이고, 빠르게 결과를 얻은 후에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죠. 무조건적으로 욕심을 부린다는 뜻으로 이해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결국 현재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를 강타하고 있는 편리미엄도 비슷한 개념이거든요. 시간낭비를 줄인다는 관점에서는요. 그래서 앞으로는 시간에 대한 담론이 더 강해질 겁니다. 시간이 그만큼 중요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아낄 수 있는 방향성을 계속해서 찾겠죠. 이런 흐름으로 소비가 흘러갈 것이고, 해당 소비의 중심을 담당하는 게 바로 알파세대가 될 겁니다. 그러니 시간에 대해서 고민해보세요. 조금만 고민하셔도, 아마 색다른 아이디어를 많이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속도란 늘 중요한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알파세대에게는 조금 더 중요한 개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개념에 대해 반드시 생각해보시고, 알파세대를 더 잘 이해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글/노준영 no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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