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Dynamite’ 로 드디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싱글 차트는 처음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음악이 오르내리는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는 건, 그만큼 방탄소년단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걸 의미한다. 대단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과거 원주MBC의 라디오에서 빌보드 차트를 다루는 코너를 진행한 경험도 있고, 빌보드 차트 해설에 대한 글을 쓴 적도 있다. 그래서 빌보드 싱글 차트의 의미와 존재감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쾌거를 더욱 더 높게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건 아니다. ‘Dynamite’ 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는 건, 이미 전세계적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늘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한 사실을 두고 트렌드적 의미를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방탄소년단은 '소통' 에 능하다. 단순한 소통이 아닌 세계관을 염두에 둔 스토리텔링형 소통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간 방탄소년단은 꾸준히 성장해 오며 느끼는 이야기들을 음악에 녹여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는 청춘의 고뇌, 성장통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이 공감할만한 메시지가 많았다. 특히 보편타당한 주제를 말하면서도, 자신들이 직접 겪으며 말하는 입체감을 더해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해 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더 성장한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로 힘겨운 전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만든 노래" 를 내놨다. 위로와 희망이라는 부분에서 보편타당하지만,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비범하다. 여전히 보편타당함으로 보다 편하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방법에서의 특별함은 잃지 않는다.
이런 방식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소위 글로벌감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세계관을 보여왔다. 짧은 시간동안 급하게 만든 스토리라인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진지하게 쌓아온 그들만의 이야기다.
세계관을 통한 소통은 이제 기업에서도 주목한다. 하이트진로가 '두꺼비' 를 이용한 세계관으로 '두껍상회' 까지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고, 시몬스 역시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로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세계관을 완성한 적이 있다. 방탄소년단 역시 세계관을 이용한 소통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드러내왔다고 볼 수 있다.
하위문화로 이뤄낸 반란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현지 시장에 나가면 케이팝 콘텐츠는 당연하게도 주류보다는 하위문화였다. 그래서 주류 문화 시장을 강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소통법을 기반으로 꾸준히 주류 시장을 노크했다.
이 같은 노력에는 취향의 다변화라는 트렌드의 변화가 밑거름을 담당했다. 이제는 "대세" 와 "주류" 라는 단어로 대중들의 모든 활동이 설명되지 않는다. 대중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꺼내들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방탄소년단은 하위 문화로 시작한 반란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로 완성했다. 해외 대중들에게 방탄소년단은 적극적인 취향과 생각을 통한 소비의 결과였고, 새로운 주목의 한 갈래였다.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지금 트렌드를 이끄는 소통방식의 변화와 대중 소비 방식의 진화를 알아야 한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알고 있었고, 적극적으로 추구했다. 또한 꾸준함을 바탕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지금의 결과를 손에 쥐었다.
방탄소년단의 행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트렌드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어쩌면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가 말한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트렌드에 대한 날카로운 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이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