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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Sep 17. 2020

백화점 1층은 화장품?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백화점의 1층은 꼭 화장품이어야 하는 걸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고정관념처럼 존재했던 개념이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소비 트렌드는 진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 트렌드를 읽고 고정관념에 도전했다. 


롯데백화점은 리뉴얼되는 영등포점 화장품을 매장 3층에 위치시켰다. 보통 화장품 매장은 백화점의 1층에 위치한다. 백화점의 주타겟인 여성 소비자를 잡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이 부분에 변화를 줬다.



대신 1층에는 특화 코스메틱 콘텐츠나 럭셔리 제품을 배치한다. 특히  '아모레 특화관' 이 눈에 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체험형 뷰티매장으로 언택트 소비 트렌드와 밀레니얼 세대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매장이다.


아모레관에는 제품을 다양하게 체험하는 경험적인 요소가 있다. 또 언택트존을 구성해 고객들이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브랜드를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플레이미 스튜디오(Play美Studio)를 위치시켜 직원에게 문의하지 않아도 QR코드를 활용해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특화 코스메틱도 화장품의 일종이라 고정관념을 완전히 타파하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트렌드를 반영해 정적이던 화장품 매장을 옮기고 새로운 요소를 반영했다는 점은 충분히 주목할만 하다.


중요한 건 경험이다. 아모레관이 제품을 체험하는 경험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경험을 원한다. 과거보다 소비로 얻는 편익을 다변화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정한 금액을 주고 그 금액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받거나, 혹은 유형의 물건을 가져오면 충분히 만족감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변화된 취향이 리드하는 소비 트렌드는 다르다. 각자 소비를 통해 얻고 싶은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감정적 요인이라고 말한다. 소비를 통해 얻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 각자의 기호에 맞춘 또다른 만족감이다. 하지만 취향이 모두 다른 사람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긴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경험' 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 호기심이나 흥미를 느끼게 되고, 이런 입체적인 즐거움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색다른 만족감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과 콘텐츠 공급자들이 이런 경험에 주목하고 있고, 심지어 액티비티 관련 상품들도 다들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 내에서 제품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건, 소비를 통해 얻는 감정적 요인을 더 촉발시킬 수 있다. 이런 촉발을 바탕으로 소비를 유발하고, 나아가서는 백화점 자체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지금의 소비 트렌드에서 경험이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언택트도 주목할만하다. 직원에게 문의하지 않아도 스스로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매우 진화된 형태의 언택트는 아니지만, 적어도 언택트의 개념을 적용해 백화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에 위치시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어쩌면 롯데백화점은 소비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런 언택트 형태를 보며 전 분야에 걸쳐 뻗어나가고 있는 언택트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개념 자체는 너무 익숙해졌지만, 활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을 것이다. 우리의 상품을 어떻게 언택트로 알리고, 또 상품에 대한 후속조치를 어떻게 언택트로 전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얼굴을 보지 않고 전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그 속에서도 입체적인 소통이 오갈 수 있도록 고민 한가지를 더하고, 심화된 언택트 개념인 "온택트" 를 향해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그게 지금 소비 트렌드가 원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고정 관념을 깨는 시도를 통해 지금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우리는 지금 얼마나 현재의 소비 트렌드에 최적화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있게 내릴때까지 우리의 소비 트렌드 읽기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사진/롯데백화점, 롯데쇼핑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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