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간식들이 여럿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호빵의 존재감은 특별한 것 같다. 찬바람을 강조한 모 브랜드의 호빵 광고 CM 송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워지는 게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젠 호빵도 팥으로 모든 게 대표되던 시기는 지났다. 야채와 피자를 넘어 색다른 아이디어와 콜라보레이션이 소비 트렌드를 타고 등장했다.
CU가 두유, 쑥떡, 땡초치킨 등 호빵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색다른 메뉴를 활용한 이색 호빵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CU가 이번에 선보이는 이색 호빵 시리즈는 다양한 식품·외식 브랜드와 협업해서 만든 삼육두유 호빵, 쑥떡쑥떡 호빵, 멕시카나 땡초치킨 호빵 3종이다.
‘삼육두유 호빵’은 마시는 두유를 호빵으로 재해석한 상품이다. 삼육두유로 만든 커스터드 크림으로 속을 채워 고소하고 달달한 두유의 맛을 강조했다. ‘쑥떡쑥떡 호빵’은 향긋한 쑥 크림에 쫀득한 떡을 넣어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을 살렸다. 칼칼함을 선호하는 아재 입맛을 위한 ‘멕시카나 땡초치킨 호빵’도 선보인다. 해당 상품은 멕시카나의 인기 메뉴인 땡초치킨의 매콤함을 담았다. 잘게 다진 닭고기를 천연 고추가루를 활용한 소스에 버무려 깔끔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CU측은 올해 이렇게 색다른 콘셉트의 호빵을 선보인 이유에 대해 최근 할매, 아재 입맛이라는 뉴트로 트렌드가 식음료 업계의 대세 흐름이 되면서 관련 상품들의 인기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이다. 실제로 여름에도 삼육두유콘과 쑥덕쑥덕바를 출시해 SNS 등에서 입소문이 나며 관련 키워드의 버즈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할매와 아재 입맛만으로 이걸 설명하긴 어렵다. 소비 트렌드를 이끈 그 "무언가" 를 알아야 한다.
필자가 늘 강조하지만, 중요한 건 펀슈머의 마음을 잡는 것이다. 재미를 찾아 소비하는 펀슈머들의 존재감은 주로 MZ세대들에게서 느껴졌다. 하지만 오팔세대들도 각자의 재미를 위해 적극적으로 팬질 및 취미를 추구하는 요즘, 펀슈머라는 개념은 거의 전 세대를 걸쳐 적용되는 소비 트렌드가 되었다.
결국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흥미로운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팥호빵, 야채호빵, 그리고 피자호빵으로 고정 고객층은 잡을 수 있겠지만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색다른 조합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재미를 확보해 대중들과의 소통을 노리는게 바로 펀슈머를 상대하는 방식이다. "전통의 강호" 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끊임없이 색다른 재미를 찾아야 하는 게 지금의 소비 트렌드다.
이런 방식은 SNS에도 최적화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 여름에 출시한 이색제품들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 신기하고 새로우니 저마다 인증에 나선 것이다.
지금의 대중들에게 SNS 인증은 무척 익숙한 일이 되었다. 일상은 물론이고, 소비의 이야기도 쉽게 SNS를 통해 공유한다. SNS에서 터지는 반응은 익숙한 것에서 오지 않는다. 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에서 비롯된다. 즉, SNS 소통을 통해 지인들과 반응을 주고 받으려면 새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것들을 인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색다른 조합은 인증을 부를 수 있는 환경에도 적합하다. 자연스런 바이럴을 부를 수 있는 기회는 재미와 함께 열려있는 것이다.
호빵도 변신을 시도한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는 우리에게 색다름을 확보하고, 새로운 플랫폼에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라 이야기 한다. 현 시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필요한 지금이다. 그 에너지로 남다른 소통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사진/BGF리테일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