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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Nov 27. 2020

나는 "가치" 에 공감한다, "가치소비" 의 시대

가치에 대한 공감, 우리는 "가치소비" 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 무언가를 소비하며 느끼는 가시적인 즐거움에 집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가치까지 생각하며 소비가 줄 수 있는 편익을 다각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미닝아웃" 을 곳곳에서 만나고 있다. SSG닷컴은 전기 배송차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세이브더덕 등 다양한 브랜드가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를 통해 만들어낸 제품을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비건뷰티가 주목받고 있다. 러쉬는 2005년 일회용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천 포장재 '낫랩'을 선보였다. 이후 매 시즌마다 다양한 색상 ·패턴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낫랩은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나 인도의 여성 협동조합에서 만든 오가닉 천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카프, 머리띠, 가방 등으로 업사이클링해 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 이니스프리는 '업사이클링 뷰티 프로젝트' 를 진행 중이다. 커피박·맥주박 추출물 등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뷰티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7월에는 외형이 갈라지고 부서지는 등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판매하지 못하는 제주 구좌 당근을 활용해 '못난이 당근 핸드솝·크림' 2종을 출시하며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런 추세는 트렌드로 이어져 올리브영이 선정한 올해의 트렌드 'M.O.V.I.N.G'(무빙) 중 V에 해당하는 Value Consumption, 즉 가치소비로 한 몫을 담당했다.


가치소비의 시대가 도래한 걸 보며, 우리는 크게 두가지 키워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번째는 "다변화" 다. 소비로 얻는 편익이 다변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과거에는 소비로 얻는 즐거움이 가시적인 상품, 혹은 콘텐츠 그 자체에 맞춰져 있었다. 해당하는 가치를 지불하고, 그만큼의 제품을 얻었으면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취향이 그리 존중받는 상황도 아니었고, 군중심리에 따른 소비도 많았기 때문에 일단 손에 넣었다는 사실을 가장 큰 기쁨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각자의 취향과 생각을 맘껏 드러내고 있는 시대라 소비에 따른 즐거움 역시 다변화되고 있다. 누군가는 가시적 즐거움에 공감할 수 있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가치를 더 크게 생각할 수도 있다. 혹은 가시적, 정서적 즐거움을 모두 중요시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소비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과의 소통, 그리고 시도를 통해 "그들" 의 마음을 읽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하는 때다.


또한 수많은 방향성으로 인식될 수 있는 가치에 대한 논의를 아끼지 말고, 우리가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방향성 설정에 반영해야 하는 때다. 즉, 소비를 통한 만족감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나", 즉 1인칭의 자아다. 


가치는 내가 중심이 된다. 브랜드나 상품이 말하고 싶은 가치에 내가 공감해야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가치를 선보이는 건 브랜드나 기업이지만, 공감하며 최종적 결론을 내려줄 선택권은 각자에게 있다.


따라서 가치소비는 지극히 1인칭 중심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가치라는 단어를 굳이 사회에 기여하는 메시지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기성세대들이 트로트에 열광하며 1020세대에게서 나타났던 "팬활동" 을 벌이는 현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도 가치다. 취미생활을 통해 트로트에 열정을 쏟아붓는게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움직인 것이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선구자로 불리는 스타벅스를 생각해보자. 이 역시 가치다. 스타벅스가 공간과 커피를 통해 말하고자하는 메시지에 공감하기 때문에 스타벅스를 찾는 것 아니겠는가?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에게 소비의 가치 중 하나는 바로 스타벅스에 존재하는 것이다.


즉, 각자의 생각에 따른 가치를 드러내는 부분을 필자는 모두 가치소비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가치 소비에 공감하는 대중들은 과거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있는 자아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 결국 소비의 중심은 "나" 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를 내 생각에 따라 의미있는 곳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의 대중들에게, 스스로의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소비의 방향성은 이제 일상적인 게 되었다. 가치소비 역시 이런 방향성의 일부라는 걸 인지할 필요가 있다.


결국 가치소비가 말하는 건 소비 의미의 다변화와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대중들의 성향이다. 각자에게 집중하고 있는 대중들에게 의미있는 가치를 전달해 소비가 지닌 의미를 더 크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한 시대다. 그러니 고민하라. 지금 우리는 어떤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소비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사진/SSG닷컴,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러쉬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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